에어버스, 보잉 등 민간 항공기 제조사 주가가 최고가를 경신하며 치솟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여행객이 늘고 노후기 교체까지 겹쳐 수요가 증가하면서 성장 기대감이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독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에어버스는 지난 10일 장중 184.3유로로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종가 기준으로도 역사적 신고가인 183.32유로로 마감했다. 연초 대비 14.36% 오른 수준이다. 보잉도 지난 9일 장중 230.2달러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민간 항공기 제조사 주가가 상승하는 것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여행과 출장, 화물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항공기 생산 및 교체 속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에어버스와 보잉 모두 최신 연례 보고서를 통해 2025년부터 2044년까지 20년간 총 4만3000대 이상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 가운데 약 51%는 순수 수요 증가이고, 나머지는 노후 교체분으로 분석된다.
특히 보잉이 지난달 발표한 2025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20년간 글로벌 승객 교통량은 매년 4.2%씩 성장할 전망이다. 연간 화물 수요 증가율은 3.7%, 항공기 보유 대수 증가율은 3.1%로 예상됐다.
보잉 측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항공 여행 수요가 빠르게 회복됐지만, 항공기 생산은 대유행 이전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해 1500~2000대의 공급 부족이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백로그(수주잔량)를 살펴보면 작년 말 기준 보잉 5626대, 에어버스 8598대 수준이다. 백로그는 계약했지만 아직 인도가 이뤄지지 않은 기체 수다.
이미 견조하게 성장하고 있는 에어버스와 달리 연이은 항공기 사고와 작년까지 4년 연속 적자로 침체에 빠졌던 보잉은 고강도 구조조정과 기체 인도 증가에 따른 실적 성장을 바탕으로 적자 탈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더 큰 폭의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도 목표 주가를 상향하고 있다. 지난달 말 레드번 애틀랜틱은 보잉 목표주가를 기존 260달러에서 275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프랑스 금융기업 로스차일드앤드코는 이달 들어 보잉에 대해 중립에서 매수로, 목표주가는 180달러에서 275달러로 크게 조정했다. 제프리스도 230달러에서 250달러로 목표 주가를 상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