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A 축소 이어 관세 압박까지 테슬라 연초 이후 22% 하락 리비안·루시드도 일제히 약세
테슬라를 필두로 한 미국 전기차 관련 기업 주가가 최근 지지부진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대체하는 법안이 미국 연방 의회를 통과하며 보조금 혜택이 대폭 축소된 데다 미국의 고율 관세 압박이 거세지며 비용 부담 우려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8일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테슬라 주가는 7일(현지시간) 전 거래일 대비 6.79% 떨어진 293.94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 1일에도 5% 이상 급락하며 현재 290달러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지난달 말부터 이어진 조정세로 최근 10거래일 동안 15.7%가량 하락했다. 연초와 대비해선 22.5% 이상 떨어졌다.
이날 리비안(-2.45%), 루시드(-2.31%) 등 다른 전기차 신생 업체들 주가도 약세를 보였다. 이들 업체 주가 역시 연초 대비 각각 3.77%, 30.36% 내려앉았다.
이와 함께 전통 완성차 업체인 포드(-1.86%)와 GM(-2.02%)도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주가 하락은 미국의 관세 정책에 따른 비용 증가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날 한국과 일본 등을 상대로 상호관세율을 25%로 새롭게 책정한 서한을 공개했다.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 모듈, 모터, 전력반도체 등 주요 부품은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세계 각지에서 수입되는 비중이 높다. 완성차 업체들이 관세를 가격에 모두 전가하지 못할 경우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기차 구매에 대한 인센티브 축소도 주가를 짓누르고 있다. 최근 미국 의회를 통과한 세법개정안(OBBBA)은 기존 IRA에서 규정한 최대 7500달러의 전기차 세액공제 기간을 2032년 말에서 올해 9월 30일까지로 대폭 단축했다.
세제 혜택을 통한 전기차 수요 견인 정책을 조기 폐지한 것이다. 이에 따라 전기차 업체들은 판매 둔화와 함께 성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하락폭이 큰 테슬라의 경우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겹쳐 투자심리를 흔들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아메리카당(America Party)' 창당을 공식화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 구도를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그의 창당은 명분도, 가능성도 없다"면서 머스크 CEO를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머스크 CEO가 정치 활동을 본격화하면서 기업 경영에 소홀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추가적인 정부 지원 축소 등 경영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안소은 KB증권 연구원은 "이미 OBBBA 법안 통과로 7500달러의 전기차 세액공제가 폐지된 상황에서 양측의 대립이 심화돼 테슬라가 의존해온 전기차 관련 정부 지원 정책이 추가로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불거졌다"며 "테슬라가 현재 사이버트럭 양산 확대 등 여러 중대한 전환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머스크 CEO가 정치 활동에 몰입하면서 테슬라의 핵심 사업 추진력이 흔들렸던 상반기 상황이 다시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