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주도가 아니라 생산성주도 성장을"…표학길 교수 별세
이충원
입력 : 2025.07.06 14:35:37 I 수정 : 2025.07.06 22:14:59
입력 : 2025.07.06 14:35:37 I 수정 : 2025.07.06 22:14:59

[유족 제공]
(서울=연합뉴스) 이충원 기자 = 자본스톡(축적된 자본의 총량) 추계를 위한 기초통계를 구축하고, 국제 비교를 하는 등 한국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데 헌신한 표학길(表鶴吉)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가 지난 3일 오후 3시께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제자인 전현배 서강대 교수 등이 6일 전했다.
향년 77세.
경남 밀양에서 태어난 고인은 경기고, 서울대 무역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클라크대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1∼2013년 서울대 국제경제학과·경제학부 교수로 강단에 섰다.
1997년 한국계량경제학회장, 2009년 한국국제경제학회 회장을 지냈다.
국제생산성연구포럼인 아시아 KLEMS 초대 위원장을 맡았다.
대표적인 연구 업적은 한국의 투자 및 자본스톡 추계를 위한 기초통계를 구축하고 이를 일관된 방법으로 적용해 추계를 완성했다는 점이다.
전 교수는 "한국은행이 공식 통계를 만들기 전까지 투자통계만 있었고, 자본스톡 통계는 없었다"며 "경제성장을 분석하려면 자본스톡 통계가 있어야 하는데 공식 통계가 만들어지기 전까지 고인 혼자서 기초통계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또 2000년대 이후 생산성 국제 비교가 활발해지자 여기에 참여해 아시아 KLEMS를 만들고 초대 위원장을 맡는 등 아시아 지역 생산성 비교 연구를 위한 네트워크 구축에도 힘을 쏟았다.
이같은 연구 결과는 고인의 '생산성주도 성장론'으로 귀결됐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2018년 9월 문화일보 인터뷰에선 "소득주도성장을 고집할 게 아니라 투자주도성장 정책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6월 디지털타임스 기고문에선 "생산성 제고에 의한 총공급곡선의 회복과 확장만이 스태그플레이션 탈출의 유일한 해법"이라고 단언했다.
생산성을 제고하려면 과잉 규제 철폐 등 제도를 선진화해야 한다고 봤다.
한국의 자본스톡 추계에 기여한 공로로 1988년 한국경제학회에서 청람상을 수상했고, 2007년 통계청 주관 '통계의 날' 기념식에서 대통령상을 받았다.
저서로는 '국제무역론', '계량경제학' 등이 있다.
서병선 고려대 교수, 안성배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원장, 김규일 미시간주립대 교수 등도 고인의 제자이다.
유족은 부인 김영선씨와 딸 표수빈, 아들 표진씨 등이 있다.
빈소는 분당서울대병원 장례식장(7일 낮 12시30분부터 조문 가능), 발인 9일 오전.
chungwon@yna.co.kr ※ 부고 게재 문의는 팩스 02-398-3111, 전화 02-398-3000, 카톡 okjebo, 이메일 jebo@yna.co.kr(확인용 유족 연락처 필수)(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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