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룰라 "남미, 한중일 등 역동적 경제 중심지와 협력해야"

남미공동시장 정상회의서 공동접근 강조…아르헨 밀레이 "블록경제는 문제" 대조
이재림

입력 : 2025.07.04 00:08:08


브라질 룰라 대통령(앞줄 왼쪽)과 아르헨티나 밀레이 대통령
[부에노스아이레스 AFP=연합뉴스.재판매 및 DB 금지]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명목 국내총생산(GDP) 세계 10위권에 있는 '남미 최대 경제국'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이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과의 경제협력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남미 주요국의 공동 접근을 역설했다.

룰라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66차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MERCOSUR) 정상회의에서 "우리는 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며 "한국, 중국, 일본,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역동적 글로벌 경제 중심지와의 관계에서 혜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요국 외교부 유튜브 등으로 생중계된 이날 회의에서 "메르코수르의 글로벌 가치사슬 참여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브라질∼파라과이∼아르헨티나∼칠레를 횡으로 연결하는 비오세아니아 도로 구축을 통해 "태평양과 대서양을 거친 아시아 대륙으로의 물류 이동 시간을 단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비오세아니아 도로 건설은 남미 주요국에서 함께 참여하는 프로젝트로, 현재 국가별·구간별로 공사를 진행 중이다.

룰라 대통령은 또 각각 이미 협상을 마무리한 유럽연합(EU) 및 유럽자유무역연합(EFTA)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을 올해 중 체결할 수 있도록 각국에서 노력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메르코수르는 앞서 지난해 12월에 EU와 25년에 걸친 FTA 협상을 종료하고 인구 7억명·전 세계 GDP 25% 규모의 거대 경제 단일시장 출범에 합의했다.

다만 EU와의 FTA는 프랑스의 완강한 반대로 최종 발효에 난항을 겪고 있다.

비(非)유럽연합(EU) 4개국(아이슬란드·리히텐슈타인·노르웨이·스위스)을 회원국으로 둔 EFTA와는 전날 FTA 협상을 종료하고 인구 3억명 규모 자유무역지대를 창설하기로 뜻을 모았다.

3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메르코수르 정상회의 주요 참석자들
[부에노스아이레스 AFP=연합뉴스.재판매 및 DB 금지]

반면에 '극단적 자유주의자'를 표방하는 아르헨티나의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은 블록 경제 구축을 '철의 장막'에 비유하며, 밀레이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아르헨티나를 방문한 룰라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웠다.

밀레이 대통령은 연설에서 "메르코수르는 회원국에 지나친 제약을 가한다"며 "지역 경제를 통합하려는 목적으로 설립됐으나.

어느 시점부터 그 방향이 왜곡돼 우리를 글로벌 무역과 경쟁에서 배제했고 국민들에 더 나쁜 상품과 서비스를 더 높은 가격으로 구입하도록 강요하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성토했다.

이는 아르헨티나가 미국과, 우루과이가 중국과 각각 개별적으로 FTA 협의를 타진하자 다른 메르코수르 회원국의 반발이 이어진 것에 대한 비판으로 보인다.

메르코수르는 역외국과의 개별 교역 협상을 금지하는 조항을 두고 있다.

밀레이는 메르코수르가 회원국 판단에 따른 '통상 부문 자유화' 조처를 채택해야 하며, 그렇지 않더라도 관련 규정을 지금보다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회의에는 각 회원국 정상과 지난해 블록에 합류한 볼리비아의 루이스 아르세 대통령을 비롯해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대통령, 마리아 호세 핀토 에콰도르 부통령 등이 참석했다.

6개월에 한 번씩 순번 의장국 지위를 맡는다는 회원국 간 합의에 따라 올 하반기 중에는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이 의장으로 회의를 주재할 예정이다.

walden@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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