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다 유럽”...A+ 받아온 한국 6월 수출 성적표, 관세전쟁 뚫어낸 시장 다변화

유준호 기자(yjunho@mk.co.kr), 신유경 기자(softsun@mk.co.kr)

입력 : 2025.07.02 07:11:51
6월 수출 598억달러 사상최대

수출 투톱 견인덕에 4.3% 증가
반도체 149억달러 역대급 실적
車, EU 중고차로 美 부진 만회

美·中 양대시장 둔화 불구하고
유럽·중동·인도 다변화로 약진


미·중 관세전쟁 여파로 인해 미국과 중국을 향한 수출이 감소하면서 유럽연합(EU), 중동, 독립국가연합(CIS) 지역으로의 수출이 크게 늘어나는 ‘풍선효과’가 나타났다.

경기도 평택항에 세워져 있는 수출용 자동차. 2025.7.1 [사진 = 연합뉴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6월 EU로의 수출은 자동차와 차 부품, 선박, 석유제품 중심으로 전년 동월 대비 14.7% 증가해 4개월 연속 플러스를 달성했다.

주요 반도체 수출국인 대만으로의 수출은 31.0% 증가한 43억4000만달러로 역대 6월 중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인도로의 수출 역시 2.3% 증가해 역대 6월 최대 실적을 보였다.

CIS 수출은 18.5% 증가한 11억달러로 4개월 연속 증가했으며, 동남아시아 지역에는 반도체 선박 철강제품 수출이 늘어 전년 대비 2.1% 많은 97억6000만달러를 수출했다. 이 밖에 전년 대비 수출 증가율은 중남미 3.3%, 일본 3.0%, 중동 14.8% 등을 기록했다.

반면 미국으로의 수출은 반도체 수출액이 전년 대비 34.6% 늘고, 바이오헬스 수출액이 2.6배 늘어나면서 방어했지만, 관세 등 영향으로 최대 수출 품목인 자동차 수출이 줄어 전체적으로는 전년 대비 0.5% 감소한 112억4000만달러에 그쳤다.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에서의 부진은 계속됐다. 5월 전년 동기 대비 8.4% 줄었던 대중 수출액은 지난달 2.7% 감소했다. 반도체와 일반기계, 디스플레이 수출이 고전한 결과다.



6월 전체 수출은 반도체 호황과 자동차 수출 회복에 힘입어 전년 대비 4.3% 늘어난 598억달러를 기록하며 ‘깜짝 반등’에 성공했다. 역대 6월 중 최대 수출액이다. 상반기 수출액도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던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로 올라섰다.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가 전체 수출 실적을 견인했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11.6% 늘어나 월간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인 149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견조한 수요 함께 주요 메모리 제품의 고정가격이 상승세를 지속한 결과다.

2위 수출 품목인 자동차 역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한국의 자동차 수출액은 4월에 3.8%, 5월에 4.4% 줄어들며 부진이 심화되고 있었다. 하지만 6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수출액이 2.3% 늘어난 63억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6월 중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전기차 수출이 17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됐고, 중고차 수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67.9% 증가해 호실적을 이끌었다.

바이오헬스와 선박 수출도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달 바이오헬스 수출액은 바이오 의약품을 중심으로 전년 대비 36.5% 늘어난 16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고, 선박도 전년대비 63.4% 증가한 25억달러의 수출 실적을 냈다. 농수산식품(7.7%)과 화장품(22.0%), 전기기기(14.8%) 등도 전년 대비 수출액이 늘어나 역대 6월 중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반도체 제품 수요와 단가가 올라가면서 반도체 수출이 다른 품목의 감소세를 상쇄했다”며 “아세안과 EU 등을 중심으로 한 수출 다변화 역시 효과를 보고 있는 듯하다”고 평가했다.

로스앤젤레서항의 성조기 [사진 = 로이터 연합뉴스]


하지만 미국의 추가 관세 조치가 예고돼 있는 만큼 하반기에는 더욱 힘든 수출 환경이 조성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장 원장은 “하반기에는 반도체를 비롯한 정보기술(IT) 제품에 미국의 관세 부과가 현실화될 수 있기 때문에 상반기보다 수출 감소폭이 더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요 기관에서도 하반기 수출액의 부진한 흐름을 예측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는 하반기 수출액 감소율이 3.8%에 이를 것으로 봤고, 현대경제연구원도 3.7% 수출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산업연구원 역시 하반기 수출액이 2.4% 감소할 것으로 봤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그동안 미국 기업들이 관세가 본격적으로 부과되기 전에 비축하는 가수요 물량으로 인해 수출에 착시효과도 있었다”며 “한미 관세협상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가 하반기 수출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 역시 하반기 어려운 수출 환경을 전망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관세도 새로 부과될 수 있고, 세계적으로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국제기구에서도 올해 수출이 마이너스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수출 지표에 나타난 것 이상으로 기업들이 미국의 관세 부과 영향을 많이 보고 있는 만큼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미국과의 무역협상에 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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