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박한 사람 상대로…“싸게 해드릴게” 자영업자 울리는 보이스피싱의 마수

이소연 기자(lee.soyeon2@mk.co.kr)

입력 : 2025.05.21 13:19:40 I 수정 : 2025.05.21 15:32:12
42%는 저금리 대출 사기
명함·앱·메신저까지 조작
당국 “선입금 요구는 사기”


챗GPT가 그린 보이스피싱 범죄에 노출된 피해자의 모습. <챗GPT>
A씨(44)는 최근 개인사업자 대출을 알아보던 중 ‘신규개인사업자대출’을 구글에서 검색해 한 광고사이트를 찾아 연락처를 남겼다. 곧 텔레그램으로 연락이 왔고 “대출 실행을 위해 거래내역이 필요하다”는 안내에 따라 입금을 진행했다. 그러나 이 모든 과정은 ‘진짜처럼 보이는 가짜 보이스피싱’이었다. 그는 7600만원을 날렸다.

21일 금융감독원은 이처럼 저금리 대출을 미끼로 한 보이스피싱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며 소비자 경보를 발령했다. 대출빙자형 보이스피싱은 ‘저금리로 대출을 해주겠다’며 피해자에게 접근한 뒤, 대출 실행을 위한 신용점수 상승이나 기존 대출 상환 등을 이유로 선입금을 요구해 돈을 가로채는 수법이다. 피해자는 실제 금융회사와 상담하는 것처럼 느끼기 쉬워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올해 1분기 대출빙자형 보이스피싱 피해자는 전체 보이스피싱 유형 가운데 41.9%를 차지해 가장 비중이 컸다. 전년 동기 대비 30%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사기범들은 서민금융, 햇살론, 저금리 등의 키워드를 내세워 광고를 내고, 피해자가 연락처를 남기면 상담사처럼 접근한다. 이들은 금융회사 상담원처럼 명함과 사진, 위조된 신청서류를 제시하며 실제 상담인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피해자 스마트폰에 원격제어 앱이나 악성앱을 설치하게 하기도 한다. 이체 과정에서 금융회사 확인 절차를 피할 수 있도록 ‘자녀 사업자금’ ‘리모델링 비용’ 등 자금 사용 목적까지 사전에 교육하기도 한다.

금감원은 소비자가 온라인으로 대출 신청 시 해당 업체 사이트에 등록번호·전화번호·주소 등이 명확히 기재됐는지 확인하고, 금감원 홈페이지를 통해 제도권 금융회사 여부를 조회할 것을 당부했다. 또 최근 사기범이 금감원 카카오톡을 사칭하는 경우가 많은데, 카카오톡 기관인증 마크가 없는 알림톡은 사기라고 강조했다. 금감원 공식 알림톡은 카카오톡 메시지 오른편 상단에 검정색 원 모양의 공식 인증마크가 표시된다.

금감원은 “금융회사는 대출 승인을 위하여 어떠한 명목으로도 선입금을 요구하지 않는다”며 “사기범에게 속아 금전을 이체한 경우에는 최대한 신속히 경찰(112) 또는 송금한 금융회사 콜센터로 연락해 지급정지를 요청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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