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운용사 지분을 매수한 美 운용사 ··· 상장 4년만에 주가 2배

나현준 기자(rhj7779@mk.co.kr)

입력 : 2025.05.20 14:28:43
美나스닥 상장사 블루아울캐피탈
사모펀드 지분 사들이며 운용자산 늘려
‘자본주의 첨단’ 사모펀드 수익 공유받아

국내는 이 같은 모델 전무후무한 상황
국민연금만 운용사 지분인수 관심 가져


[본 기사는 05월 20일(09:04) ‘레이더M

’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운용사 지분인수(GP Stake)란 독특한 수익기법을 일궈낸 블루아울캐피탈의 주가가 상장 4년 반 만에 2배가량 상승했다. 보통 사모펀드 운용사(GP)는 ‘그들만의 리그’라고 불리며 베일에 싸여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자본주의 선진국인 미국선 KKR 칼라일 아폴로와 같은 유명 GP는 물론, GP 지분을 인수한 운용사까지 상장하면서 소액주주에게 투자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다만 국내에선 GP Stake 사업모델이 나오려면 시일이 다소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미국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블루아울캐피탈 주가는 16일(현지시간) 종가 기준 19.49달러로 지난 2020년 12월 14일 상장 당시 주가(10달러)보다 2배가량 증가했다. 4년 반 만에 주가가 2배가 된 셈이다.

블루아울캐피탈의 장점은 주가가 상승하면서도 배당수익률이 4.62%에 달한다는 점이다. 중장기적으로 주가 상승과 높은 배당률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블루아울캐피탈의 장점은 일반적인 운용사가 다루는 사모대출, 부동산 투자 이외에도 전체자산의 1/4을 GP Stake, 즉 운용사 소수지분 인수에 투자한다는 것이다. 일례로 블루아울캐피탈은 계열사 다이얼캐피탈을 통해 지난 2022년 1월 국내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의 지분 13%를 약 1조3000억원에 인수하며 국내에 이름을 알렸다.

GP란 LP(기관투자자)로부터 돈을 받아 자금을 운용해 수익률을 얻는 사모펀드를 말한다. 실력 있는 GP는 타인자본을 지렛대 삼아 수익률을 극대화하기 때문에 GP 자체의 수익률이 높다. 또한 GP는 인건비·마케팅비 이외에 큰 고정비가 없어서 매출 대비 순이익률이 30~50%에 달한다. 향후 GP의 운용자산이 늘어날수록 GP 기업가치가 커지면서 ‘자산가치 상승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GP Stake란 GP 지분 인수를 통해 운용 및 성과보수를 주주로서 공유받는 형태의 투자를 말한다.

블루아울캐피탈 IR 자료 <블루아울캐피탈 홈페이지>
블루아울캐피탈는 그동안 실버레이크(Silverlake, 스톤피크(Stonepeak), 서버러스(Cerberus) 등 유명 GP에 투자했다.

블루아울캐피탈의 AUM(운용자산)은 올해 3월 말 기준 2733억 달러에 달한다. 이 중 670억달러가 GP Stake 몫이다.

지난해 말 기준 블루아울캐피탈 GP Stake 펀드 4호, 5호의 연평균 수익률(Net IRR 기준)은 38.7%, 18.8%에 달한다. 덕분에 블루아울캐피탈의 시가총액은 16일(현지 시각) 종가 기준 301억 달러에 이른다.

국내서도 GP Stake에 관한 관심이 싹트고 있다.

국내 최대 LP인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지난해부터 GP Stake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초 국민연금은 GP Stake, 영국 단독주택 임대, 호주 학생기숙사·임대용 주택 개발에총 2조3000억원을 투자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국내서 GP Stake 거래가 일어나고 관련 운용사가 생기기는 힘든 상황이다.

IB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1980년대부터 사모펀드 GP가 생기기 시작했고, GP 파트너들이 많아짐에 따라서 파트너 지분 엑싯(Exit·투자액회수) 수요에 따라 자연스럽게 GP가 상장하고, GP Stake 거래가 활성화됐다”라며 “하지만 아직 한국은 GP가 생긴지 20년뿐이고 파트너수도 많지 않아서 사모펀드 대표과 파트너 입장에선 굳이 상장을 하거나 GP 지분을 거래할 필요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일례로 국내 한 유명 사모펀드는 GP Stake 형식으로 지분 매각을 수년 전 제안받았으나, 투자정보 유출 등의 우려로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처럼 대표 GP(칼라일, KKR, 아폴로 등)가 주식시장에 상장하고, 비상장사 GP Stake 지분을 인수한 대체운용사도 상장하는 그림은 국내에선 1세대가 더 지나야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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