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전투기 격추' 조롱 中왕훙 패러디송 확산…인도인 분노

1억뷰 넘고 외신도 소개…인도 정부, X에 "영상 삭제하라" 요구
이봉석

입력 : 2025.05.15 19:37:03


中왕훙 '印전투기 격추' 조롱 패러디송
[홍콩 성도일보 제공]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 인도의 프랑스산 라팔 전투기가 파키스탄이 운용하는 중국산 전투기에 의해 격추됐다고 조롱하는 중국 왕훙(網紅·인플루언서)의 패러디송이 확산하고 있다고 홍콩 성도일보 등 중화권 매체들이 1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약 1천600만명의 팔로워를 가진 애국주의 성향 왕훙 '하오형'(豪哥哥)은 지난 8일 중국 소셜미디어에 인도 국민 가수 달러 멘디의 대표곡 '투낙 투낙 툰'(Tunak Tunak Tun)을 개사한 노래를 올렸다.

1분 12초짜리 영상에 담긴 노래는 '막 구매한 전투기가 격추됐다', '90억달러 다 날렸네', '이번에 망신살이 제대로 뻗쳤네' 등 가사를 담고 있다.

하오형과 다른 출연자들이 모두 비행기 모형의 터번을 쓰고 인도 복장을 하고 있어 한눈에 봐도 인도 공군의 프랑스산 최신예 라팔 전투기가 파키스탄에서 격추됐다는 주장을 바탕으로 인도를 조롱한 것임을 알 수 있다.

中왕훙 '印전투기 격추' 조롱 패러디송
[홍콩 성도일보 캡처.재판매 및 DB 금지]

인도는 2016년 총 미화 90억달러(약 12조6천억원)를 들여 라팔 전투기 36대를 구매하는 계약을 프랑스 다소사(社)와 체결했다.

파키스탄은 지난 8일 중국산 젠(殲·J)-10C 전투기를 활용해 인도군 라팔 전투기를 격추했다고 발표했고 다음 날 미국 당국자도 파키스탄 주장이 맞는다고 확인했지만, 인도는 인정하지 않았다.

중국 정부는 우방인 파키스탄의 주장에 대해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는 가운데 원곡 자체가 중독성이 강한 데다 중국 전투기의 프랑스산 전투기 격추설이 중국인들의 애국심을 자극해 패러디 노래는 이날까지 틱톡 등 플랫폼에서 1억뷰를 넘어섰다.

중국어뿐 아니라 영어 등으로도 번역돼 엑스(X·옛 트위터) 등 중국 밖 소셜미디어로도 퍼지기 시작했으며, 파키스탄 국방부도 영상을 공유하고 미국 CNN방송 등 외신에도 보도가 됐다.

그러자 인도인들은 해당 영상이 '인도 문화를 희화했다'며 큰 불만을 나타냈다.

'유엔이 개입해 처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이에 인도 정부는 X에 영상 삭제와 영상을 공유한 계정 8천여 개 폐쇄를 요구했다.

협조하지 않으면 거액의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그러나 X 측은 인도 플랫폼에서 영상은 삭제하지만, 언론 자유 때문에 계정 폐쇄를 불가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세계 1, 2위 인구 대국인 인도와 중국은 1962년 국경 문제로 전쟁까지 치른 앙숙 관계다.

2020년 국경 분쟁지인 히말라야 라다크에서 발생한 군사 충돌로 인도군 20명, 중국군 4명이 숨지는 일이 벌어져 관계가 경색됐다가 작년 말에 들어서야 앙금을 털고 관계 개선에 나섰다.

anfour@yna.co.kr

인도·파키스탄 무력 충돌
지난 7일(현지시간) 인도령 카슈미르 풀와마에 항공기 잔해가 떨어져 있다.[AP 연합뉴스 자료사진.재판매 및 DB 금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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