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자전략 15년 만에 역대급 경매 매물 강남 알짜아파트 찾을 기회 경매 초보자라면 소형아파트 오피스텔은 명도 유리 관심 청약때 무주택 인정도 혜택 3기 신도시 청약도 주목 시세보다 싼 공공분양 나와
◆ 서울머니쇼+ ◆
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서울머니쇼에서 오건영 신한은행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단장이 '금리·환율 격변기, 돈 버는 재테크 포트폴리오'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올해 2~3월 서울 강남 등 인기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이 상승세를 탈 때 투자자들의 관심은 부동산 시장이 정말 바닥을 찍었는지였다. 하지만 '2025 서울머니쇼'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아직 부동산 시장의 본격적인 반등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경매시장 전문가들부터 이 같은 입장이다. 일반적으로 경매는 일반 매매시장보다 3~6개월 정도 미리 움직이는 '선행 시장'으로 알려져 있다. 강은현 법무법인 명도 경매연구소장은 "여러 지표로 볼 때 현재 경매 시장 분위기가 완벽히 전환했다고 보긴 어렵다"며 "올해 추이를 더 보고 판단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경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상승기 초반의 시장이라고 판단할 때 활용하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우선 1회 유찰 후 매각되는 경우가 많고, 이때 예전 유찰가를 넘긴다. 경매를 취하하거나 가격을 높여 다시 매각하는 경우도 나온다. 경매 때 참여 인원도 20~30명 수준을 유지한다. 문제는 강남 서초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아직 이 같은 신호가 안 보인다는 점이다.
올해 경매 시장에 쏟아질 매물이 '역대급'인 부분도 이 같은 예측을 뒷받침한다. 법원 경매정보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경매를 신청한 신규 경매 물건 수는 모두 11만9312건으로 전년(10만1145건)보다 18% 증가했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했던 2013년(11만9166건)을 넘어서 글로벌 금융위기로 경매 물건이 급증한 2009년(12만4252건) 이후 15년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대개 경매 신청 후 첫 입찰에 부쳐지기까지 평균 6~7개월이 걸린다.
경매 진행 물건 수가 올해 2~3분기에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강 소장은 "올해 1월과 2월 신규 신청도 작년과 비교해 크게 줄어들지 않고 있다"며 "매물이 넘치면 소화가 어렵기 때문에 그만큼 시장 회복도 느려진다"고 밝혔다.
대신 수요자들 입장에선 올해 경매 시장이 기회가 될 수 있다. 강남 등 인기지역 아파트부터 꼬마빌딩까지 괜찮은 매물이 경매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안정일 설마TV 대표는 "경매가 일반 매매보다 가격 매력이 있는 점은 분명하다"며 "초보자들이라면 수도권 중소형 아파트부터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방법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자금력이 부족한 2030세대라면 오피스텔 경매 참여를 고려할 만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아파트를 구입하기 전 '징검다리 주택'으로 활용하라는 얘기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빌라나 다세대보다 오피스텔이 권리관계가 깨끗해 세입자 명도 등 측면에서 유리한 부분이 있다"며 "오피스텔이 최근 회복세인 데다 청약 시 무주택자로 인정받는 혜택 등이 있다"고 주장했다.
청약 시장도 아직 유효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3기 신도시(남양주왕숙·하남교산·인천계양·부천대장·고양창릉) 등에서 시세보다 저렴한 공공분양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쏟아지기 때문이다. 물론 분양가격이 계속 오르는 추세라 주변 시세와 비교는 필수적이라는 얘기가 많았다. 시세 차익이 크게 기대되지 않는 지역까지 들어갈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일반 매매 시장에서는 아직 '똘똘한 한 채' 위주의 투자 방법을 유지해야 한다는 조언이 많았다. 경매나 청약 시장 등에서 바닥이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부동산 투자는 중립적으로 접근하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 소장은 "서울 주택거래가 활발해지면서 가격이 상승한 시기도 있었지만 정부 규제가 나오자마자 영향력이 모두 사그라들었다"며 "부동산 회복기(거래 증가·가격 상승)로 완벽하게 전환하기에는 체력이 너무 약했다"고 진단했다.
김 소장은 또 "다주택자 규제가 완화되는 신호가 보이지 않으면 '실거주 한 채' 패러다임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며 "거주 여건이 좋은 아파트는 상승장에서는 가격이 평균 이상 오르고, 하락장에서는 방어력이 좋다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 말고 경기도에서도 거주 여건이 좋은 1기 신도시와 인천 송도 등은 눈여겨볼 만하다"고 주장했다.
상가나 지식산업센터 등 수익형 부동산 투자에 대해서는 시기상조라는 주장이 많았다. 최근 가격이 워낙 추락하고 정부 규제 완화도 이들에 집중되면서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투자 시점이 아닌가 고민하는 수요자들도 있다. 하지만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조정이 시작되면 타격이 가장 심할 위험이 높고, 공급과잉 등도 여전해 '침체의 늪'이 계속될 위험이 높다는 경고가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