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장남, 재계 릴레이 면담 마치고 출국…"對美 소통 물꼬"

10∼30대 그룹 총수들과 개별 회동…경제 부문 관심사 논의가교된 정용진 회장과 '브로맨스'도 재조명…후속 만남 주목
전성훈

입력 : 2025.05.01 00:34:19 I 수정 : 2025.05.01 00:45:18


출국하는 트럼프 주니어
(영종도=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국내 재계총수와의 면담을 마친 후 3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2025.4.30 [공동취재] mon@yna.co.kr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가 이틀에 걸친 방한 일정을 마치고 출국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1일 자정을 지나 전용기편으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떠났다.

지난달 29일 입국한 트럼프 주니어는 30일 한국 주요 기업인들과 잇따라 면담한 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과의 만찬을 끝으로 공식 일정을 마무리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막후 실세'로 통하는 트럼프 주니어의 이번 방한은 국내 인사 가운데 그와 가장 친분이 두텁다는 정 회장의 초청으로 성사됐다.

그 배경에는 트럼프 행정부와 이어지는 소통 채널을 만들어달라는 국내 재계의 요청이 있었다.

이에 따라 트럼프 주니어의 방한 일정도 국내 기업인과의 면담에 초점이 맞춰졌다.

미국의 상호관세 리스크를 최소화하고자 분투하는 재계가 트럼프 대통령과 직통하는 유력 인사를 접촉할 흔치 않은 기회여서 주목받았다.

특히 트럼프 주니어의 방한 시점과 한국 정부 통상협상단의 방미 시점이 비슷하게 맞물리면서 서로 어떤 영향을 주고받을지에 관심이 쏠렸다.

트럼프 주니어는 방한 둘째 날인 지난달 30일 온종일 국내 재계와의 면담에 할애했다.

오전 7시부터 장장 12시간가량 진행됐다.

10∼30대 그룹과 이름 있는 중견기업까지 20명 안팎의 총수·회장, 최고경영자(CEO)가 면담 장소인 조선팰리스 강남에 모습을 드러냈다.

출국하는 트럼프 주니어
(영종도=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국내 재계총수와의 면담을 마친 후 3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2025.4.30 [공동취재] mon@yna.co.kr

극도의 보안 속에 트럼프 주니어와 얼굴을 마주한 재계 인사 중에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김동원 한화생명[088350] 사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452260]·호텔앤드리조트 미래비전총괄 부사장 등 한화[000880] 3형제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지주[004990] 미래성장실장(부사장)이 포함됐다.

이재현 CJ그룹 회장, 조원태 한진[002320]그룹 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의 사촌인 허용수 GS[078930]에너지 사장, 이해진 네이버(NAVER)[035420] 의장 등도 면담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중견기업 인사로는 서정진 셀트리온[068270] 회장과 부동산 개발회사인 엠디엠그룹 문주현 회장 등이 명함을 내밀었다.

금융계에서도 양종희 KB금융[105560]지주 회장이 유일하게 트럼프 주니어와 대면했다.

기대를 모았던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과 구광모 LG[003550]그룹 회장은 면담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

해외에 체류 중인 정의선 현대차[005380]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끝내 만남이 불발됐다.

면담 내용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으나 개별 기업의 대미(對美) 관심 사업과 한미 경제 협력 방안 등이 주로 논의됐을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지난해 기준 2천억달러(약 285조원)에 달하는 한미 간 교역 규모를 고려할 때 상호관세 부과가 양국 경제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전달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주니어 면담장 찾은 한화그룹 형제들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방한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를 만난 한화그룹 김동원 사장(왼쪽), 김동선 부사장(오른쪽)이 30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호텔 카페에서 음료를 주문하고 있다.2025.4.30 lucho@yna.co.kr

일각에서는 미국 행정부의 공식 직함 없이 기업인으로 활동하는 트럼프 주니어가 반대급부로 한국에서의 사업 기회나 한국기업으로부터의 투자를 타진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그의 이번 방한을 계기로 정용진 회장과의 '브로맨스'(남자 사이의 깊은 우정)도 다시금 주목받는다.

정 회장은 한국에 도착해 여장도 풀지 않은 트럼프 주니어를 곧바로 자택으로 초청해 2시간에 걸친 환영 만찬을 베풀었고 숙소는 물론 국내 기업인과의 면담 장소까지 제공하며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 4년여에 걸친 두 사람의 인연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후로 더 돈독해지는 모양새다.

정 회장은 지난해 12월 트럼프 주니어의 초청으로 트럼프 대통령 자택이 있는 미국 플로리다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5박 6일간 머물며 상당한 시간을 함께 보냈다.

정 회장은 당시 당선인 신분이던 트럼프 대통령과도 조우해 긴 시간 대화를 나눴다.

이는 지난해 미 대선 이후 트럼프 당선인과 국내 기업인 간 첫 만남으로 기록됐다.

올해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을 계기로 워싱턴을 찾았을 땐 트럼프 주니어의 주선으로 미국 정·관·재계 인사들을 두루 접촉했다.

4박 5일의 방미 기간 두 사람은 여러 공식·비공식 행사에 함께 참석하며 친분을 과시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정 회장이 다리를 놓은 트럼프 주니어의 이번 방한을 계기로 트럼프 행정부와 직간접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물꼬를 텄다"며 "이러한 소통 채널을 기반으로 후속 성과가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주니어 만난 정용진 회장
(서울=연합뉴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과 부인 한지희 여사가 지난 1월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트럼프 주니어를 만나고 있다.2025.1.21 [신세계그룹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lucho@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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