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연 외계행성탐색시스템, 가장 작은 '장주기 슈퍼지구' 포착

국제공동연구팀,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발표지구형·목성형 표본 구축해 행성 형성 이론 뒷받침
조승한

입력 : 2025.04.25 03:00:00


슈퍼지구 상상도 (CG)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지구보다 공전 주기가 긴 장주기를 가지면서도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 가장 작은 '슈퍼지구' 외계행성을 발견했다.

또 이런 장주기 외계행성들을 다수 추적해 행성이 각자 다른 과정을 거쳐 지구형(암석형)과 목성형(가스형)으로 형성된다는 이론을 뒷받침하는 데도 성공했다.

우주항공청은 한국천문연구원 참여 국제공동연구팀이 외계행성탐색시스템(KMTNet) 관측자료를 토대로 토성보다 먼 궤도로 공전하는 장주기 슈퍼지구 외계행성을 발견한 연구 결과를 25일 최고 권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고 밝혔다.

KMTNet은 천문연이 개발한 외계행성 탐색 네트워크로 호주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칠레에 설치한 망원경 3대로 24시간 연속 관측해 외계행성을 탐색한다.

외계행성은 스스로 빛을 내지 않아 직접 관측은 거의 어렵고, 대신 행성이 중심별 앞을 통과해 별빛을 가리거나 외계행성 중력이 중심별 움직임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통해 찾아낸다.

KMTNet은 이 중 거대한 은하 같은 질량이 큰 천체의 중력이 빛을 휘게 만드는 현상인 중력렌즈 중에서 상대적으로 작은 별 하나가 빛을 휘게 하는 '미시중력렌즈'를 활용해 행성을 찾아낸다.

미시중력렌즈를 통과하는 빛은 잠깐 밝아졌다가 다시 어두워지는 형태가 일정한데, 이때 렌즈에 해당하는 별 주변에 행성이 있다면 중력이 변하면서 일정함이 깨지는 특징을 이용해 행성의 존재와 특성을 파악할 수 있다.

외계행성 공전주기 따른 행성/모성 질량비와 새로 발견한 행성(자주식 십자)
[우주항공청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에 발견된 외계행성 'OGLE-2016-BLG-0007Lb'는 지구 질량의 1.3배 정도 되는 슈퍼지구 행성으로 지구로부터 약 1만4천광년 떨어진 곳에 있다.

태양 질량 0.6배 모성을 돌고 있으며 모성과 거리는 태양과 지구 간 거리 10배인 15억㎞ 수준이다.

이 행성은 지금까지 발견된 장주기 슈퍼지구 중 가장 작은 질량을 갖고 모성과 행성 사이가 가장 먼 행성으로, 공전주기는 약 40년 정도로 추정됐다.

여기에 연구팀은 KMTNet을 활용해 기존 관측시스템으로 관측이 어려운 장주기 슈퍼지구를 다수 발견해 지구형부터 목성형에 이르는 표본을 구축하는 데도 성공했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발견한 외계행성 63개를 기반으로 통계 빈도를 분석한 결과 행성 질량의 빈도수 분포가 슈퍼지구 행성과 목성형 행성 두 가지가 많이 나타나는 쌍봉 형태로 나타나는 것을 연구팀은 확인했다.

통계적으로 행성 100개 중 슈퍼지구는 약 35개, 목성형은 약 12개로 계산됐다.

행성/모성 질량비 따른 행성 빈도수 분포에서 발견되는 쌍봉 형태
[천문연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연구에 참여한 이충욱 천문연 외계행성탐사센터장은 "KMTNet은 특정 행성이 더 많이 발견되는 다른 방법들과 달리 여러 행성을 두루 관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기존 방식은 비교가 어려웠지만, 통계를 낼 수 있는 KMTNet 데이터를 통해 지구형 행성이 실제로는 많다는 것을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 결과는 이론 예측대로 지구형 행성과 목성형 행성이 서로 다른 과정을 거쳐 형성됐음을 보여주고, 또 장주기 외계행성 중 지구형 행성이 더 많다는 것도 보여준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정연길 천문연 선임연구원은 "이론의 예측대로 지구형 행성과 목성형 행성이 다른 형성 과정을 거쳐 형성됐음을 관측상으로 입증하고, 특히 우주에 장주기 슈퍼지구가 많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외계행성은 행성의 형성 및 진화를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고 말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16일까지 외계행성 총 5천876개가 발견됐으며 이중 미시중력렌즈를 통해 발견한 외계행성은 300여 개다.

KMTNet이 발견한 외계행성은 227개로 미시중력렌즈 방식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국제 천문학계는 여기에 NASA가 개발 중인 미시중력렌즈 방식 우주망원경 '낸시 그레이스로만 망원경'이 계획대로 2027년 발사된다면 KMTNet과 협업해 더 많은 슈퍼지구 행성을 발견할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다만 2015년 가동된 KMTNet이 최근 노후화로 가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관련 예산이 부족해 장비 교체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천문학계에서도 우려가 이는 상황이다.

천문연 KMTNet
[천문연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shjo@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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