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최근 한달 줄하락 인도 니프티 지수 6% 상승 연이은 금리인하로 경기부양 은행·식음료등 내수경제 탄탄 메이크 인 인디아 정책도 한몫 외국인 제조업 투자 지속 유입
인도 니프티50지수가 최근 한 달간 약 6% 상승하며 글로벌 증시 대비 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20일 인도 국립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인도의 우량주 50개 종목으로 구성된 니프티50지수는 최근 한 달간 5.97% 상승했다. 같은 기간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6.91%, 나스닥지수가 8.55% 내린 것과 대비된다. 한 달간 한국의 코스피는 4.94%, 일본 닛케이지수는 8.23% 하락했다.
미국 관세 정책과 증시 변동성 확대가 세계 시장에 영향을 미쳤지만 인도의 내수 중심 경제 구조가 방어력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소비자 물가지수 하락과 민간 소비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어 관세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이 다른 국가들보다 덜하기 때문이다.
인도 경제는 올해 6.5~7% 신장률이 전망될 정도로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제조업은 인도에서)' 정책을 통해 제조업 활성화, 외국인 투자 유치, 인프라스트럭처 개선 등을 추진하며 산업 전반의 성장 기대감을 높였다.
인도 증시가 강세를 보이면서 외국인투자자들 자금도 유입되고 있다. 인도 중앙예탁결제원(NSDL)에 따르면 외국인투자자들은 지난달 15~31일 금융, 통신, 의료, 전력 업종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외국인은 이 기간 인도 금융주를 1758억5000만루피(약 2조9300억원)어치 사들였다.
특히 은행, 식음료, 통신, 정유 등 내수 기반 업종이 증시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인도 은행주는 금리 인하와 대출 확대 기대감 속에 강세를 보였다. 인더스인드은행은 최근 한 달간 14.72% 상승했다. 같은 기간 액시스은행은 13.19%, HDFC은행은 9.32% 올랐다. ICICI은행은 7.13%, 인도 금융 지주인 바자지핀세르브는 10.48% 상승했다.
인도 중앙은행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지난 2월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고, 지난 9일 또 한 번 인하 결정을 내렸다. 대출 금리가 낮아지면서 기업 투자 촉진과 경기 부양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올 2월까지 인도 증시는 제조업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로 계속 우하향하는 추세였지만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약해지며 소비 심리가 회복되자 증시도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니프티50지수 구성 종목 중에선 민간 소비가 견조하게 성장하면서 식음료를 비롯한 소비재주가 강세를 보였다. 타타컨슈머프로덕츠는 최근 한 달간 17.93% 올랐다. 원재료 가격 상승에 맞춰 제품가를 인상한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식음료 기업 브리타니아인더스트리는 이 기간 15.88%의 수익률을 냈고, 네슬레인디아는 10.65% 올랐다. 식음료와 세제, 샴푸 등 필수재를 생산하는 힌두스탄유니레버는 7.95% 상승했다. 시계·보석·선글라스 브랜드를 운영하는 타이탄컴퍼니는 8.17% 올랐다. 통신주인 바르티에어텔은 15.39% 올랐다. 이 회사는 휴대전화 심(SIM) 카드 배달 서비스 등으로 가입자를 꾸준히 늘렸다. 5G 네트워크 확장, 데이터센터·핀테크 등 신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를 밀어올렸다.
정유업체인 바라트페트롤리엄은 최근 한 달간 12.47% 상승했다. 국제 유가 하락으로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주가가 오른 것으로 해석된다.
오토바이·자동차 제조업체인 아이셔모터스는 전년 대비 판매량이 크게 늘면서 이 기간 주가가 11.32% 뛰었다. 이 회사는 인도 내수시장뿐만 아니라 필리핀, 베트남 등 아시아 지역에서도 유통망을 확장하고 있다.
화학·시멘트 업종 대표주인 그라심인더스트리는 같은 기간 12.3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시작한 페인트 사업이 본격적으로 확장되면서 시장 기대감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시멘트를 생산하는 울트라테크도 이 기간 8.85% 올랐다.
이밖에도 병원, 약국, 진단센터 등 다양한 헬스케어 사업을 영위하는 아폴로병원은 10.05% 올랐고, 인도 전력망 기업인 파워그리드는 11.57% 상승했다. 김근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인도 경제에서 대미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 수출 감소가 경제에 주는 타격이 작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글로벌 기업들이 관세 회피를 위해 인도에서 생산을 늘릴 수 있어 다른 신흥국에 비해서는 중장기적 증시 전망이 낫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