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금 비상 산은 ‘골칫거리’…1조5천억 투입해도 주인 못찾는 KDB생명

이소연 기자(lee.soyeon2@mk.co.kr)

입력 : 2025.04.17 14:55:09
10년 넘은 매각 시도 무산
매각 위해 자본 투입 불가피


한국산업은행 본점. 산업은행 제공


한국산업은행의 자본 여력이 소진되는 가운데 10년 넘게 매각이 지연되고 있는 KDB생명이 산은 재무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산은이 KDB생명 매각을 위해 추가 자본금을 투입하는 과정에서 산은의 건전성이 악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산은은 이미 KDB생명에 1조5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한 상태이나, 주인을 찾지 못했다.

1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의 KDB생명의 자회사 편입 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 1월 제1차 금융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금융위는 산은의 KDB생명보험 대주주 변경 승인을 의결했다.

기존 KDB생명 대주주는 산은이 칸서스자산운용과 KDB생명 인수를 위해 조성한 ‘KDB칸서스밸류사모투자전문회사’다. 이 펀드는 산은과 칸서스자산운용이 금호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금호생명(현 KDB생명)을 인수할 때 조성됐다.

업계에선 산은이 KDB 생명을 매각하려는 과정에서 회사의 건전성에 악영향이 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앞서 산은은 금호생명 인수 후 2014년부터 10년 넘게 매각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2023년엔 보험 사업으로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절실했던 하나금융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결국 인수를 포기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인수 후 경영 정상화 절차를 밟아야하는 보험사를 인수하는 것에 부담을 느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은 자본 확충 등을 동원해 KDB생명을 정상화해 다시 매각 절차를 밟아야하는데, 이 과정에서 산은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산업은행 측은 “이미 KDB생명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고, HMM처럼 주가가 변동하는 것이 아니라 산업은행이 보유한 위험가중치는 크게 변화하지 않는다”면서도 “KDB생명 매각을 위해 산은이 자본을 추가 투입하면서 자기자본비율(BIS)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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