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릿고개도 부자집이 잘 버틴다…부익부빈익빈 심해지는 증권업계
김정석 기자(jsk@mk.co.kr)
입력 : 2025.04.17 06:22:06
입력 : 2025.04.17 06:22:06
5대 증권사 중 미래에셋만 순익 늘어
소형사는 신용등급까지 흔들
소형사는 신용등급까지 흔들

자기자본 8조원 이상의 ‘공룡 증권사’를 제외한 주요 증권사들이 올해 1분기에 지난해를 밑도는 실적을 낼 전망이다.
증권사 대형화 유도 정책이 이어지고 부동산 금융 시장이 위축되면서 소형 증권사들은 ‘신용도 리스크’에 직면하는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16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실적 컨센서스(평균 전망치)가 제공되는 미래에셋·NH투자·키움·삼성·대신증권 등 6개 상장사 중 5개사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줄어들 전망이다.
국내 증시가 글로벌 증시에 비해 순항하고 대체거래소(ATS)인 넥스트레이드가 출범하면서 거래대금이 증가했지만 코스피가 우상향했던 지난해 1분기보다는 거래대금과 신용공여 잔액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또한 ‘트럼프 리스크’에 글로벌 증시가 흔들리면서 수익률이 저조했던 점도 영향을 미쳤다.
자기자본 기준 5대 증권사 가운데서는 NH투자증권의 올해 1분기 순이익 감소폭이 가장 컸다. NH투자증권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전년 동기 대비 14.59% 줄어든 1926억원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1분기에 순이익이 컨센서스를 30% 웃도는 호실적을 기록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하락폭을 키웠다.
삼성증권의 순이익 전망치는 전년보다 4.58% 줄어든 2415억원으로 집계됐고, 키움증권도 올해 1분기 순이익이 7.95% 축소될 전망이다.
자기자본이 가장 큰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1분기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36.63% 늘어난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1분기에 해외 부동산 투자 등으로 지분 평가손실(2241억원)과 투자부동산 손상차손(2749억원)이 대거 발생해 1647억원의 저조한 순이익을 내면서 올해 증가폭이 확대됐다.
함께 ‘공룡 증권사’로 분류되는 한국투자증권(한국금융지주)은 올해 1분기 순이익이 전년보다 0.83% 줄어드는 데 그쳤다.
반대로 자기자본이 작은 소형사들은 저조한 실적이 지속되면서 신용도 방어에 나서야 하는 수준으로 추락했다. 지난해 핵심 사업인 부동산 금융 환경이 침체되면서 수수료 수익이 줄었고 대손비용까지 확대됐다.
또한 금융당국이 영업용순자본비율(NCR) 산출 방식을 실질위험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개편하는 등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건전성 규제에 나서면서 고위험 사업 비중이 큰 소형사들에 부담이 더해진다.
증권업이 단순 중개에서 투자은행(IB) 사업 중심으로 재편되는 국면에서 신용도가 낮고 계열 지원도 어려운 소형사는 자본 조달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윤재성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자본 확충 수단이 제한적인 소형사는 수익성 약화와 자본 적정성 저하가 맞물릴 경우 신용등급 하방 압력을 피하기 어렵다”며 “개별 증권사의 경쟁력 강화 여부가 신용도 향방을 결정할 핵심 요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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