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정책에 제조업 경기 꽁꽁···美 관세폭탄 10곳 중 4곳은 “대책없음”

유준호 기자(yjunho@mk.co.kr)

입력 : 2025.04.16 13:39:51
1분기 매출·이익·자금사정 등
전 영역서 “전분기 대비 악화”
2분기 경기도 부정적 전망 우세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부과 조치로 올해 1분기 제조업 경기가 바짝 얼어붙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2분기 경기도 1분기 대비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상태다. 특히 제조업체 10곳 중 4곳은 트럼프 관세 정책에 대한 대응 전략으로 “별다른 대책이 없다”고 응답해 무방비 상태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제조업 경기실사지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제조업의 1분기 시황 지수는 78로 전분기(84) 대비 하락했다. 매출 지수 역시 77을 기록해 전분기(87) 대비 큰 폭으로 줄었다. 국내시장출하(79), 수출(86), 재고(99), 설비투자(95), 고용(96), 경상이익(80), 자금사정(78) 등 제조업 경기를 진단하는 세부항목 모두 기준선인 100을 하회했다.

광주광역시 빛그린산업단지 내 위치한 광주글로벌모터스(GGM)에서 캐스퍼 EV가 차량 검수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 연관은 없음. [사진 = GGM]


항목별 응답 결과는 0 ~ 200의 범위에서 지수(BSI)로 산출한다. 100(전분기 대비 변화 없음)을 기준으로 200에 가까울수록 전분기 대비 개선을, 반대로 0에 근접할수록 악화를 의미한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17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됐고, 1487개 제조업체들이 응답했다.

업종별로는 조선을 비롯한 모든 업종에서 기준선인 100을 하회했다. 특히 반도체와 일반기계, 철강, 이차전지 등에서는 매출 부진을 응답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특히 전분기와 비교해서는 디스플레이와 가전을 제외한 모든 업종에서 지수가 하락했다.

2분기 전망 역시 경기 개선보다는 악화에 무게가 실린다. 2분기 시황(91)과 매출(95) 전망지수는 4분기 연속 100을 하회했다. 내수(94)와 수출(96), 설비투자(96), 고용(97)은 전분기 전망치 대비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기준선인 100을 밑돌았다. 업종별로도 디스플레이, 바이오·헬스, 화학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한 대다수 업종에서 2분기 매출전망이 악화될 것이란 목소리가 우세했다.

국내 제조업체들이 현재 경영활동에 가장 부정적 영향을 받고 있는 요인(중복응답 허용)으로 내수 부진 및 재고 누증(52%)과 대외 불확실성 지속(43%), 고환율 및 자재비 부담 가중(36%) 등을 꼽았다. 특히 이자 부담 가중 및 자금난(26%)에 대한 응답이 전분기(19%)보다 증가했다.

제조업체들은 트럼프 관세정책의 영향으로 주력품목 가격경쟁력 저하(35.8%)와 거래비용 증가·이익 감소(35.4%), 투자 감소·지연(31.9%) 등을 꼽았다. 미국 관세 부과에 대한 대응 전략으로는 별다른 대책이 없다(42.0%)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원가 절감(31.1%), 제품경쟁력 제고(24.5%), 해외시장 개척(13.9%) 등이 거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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