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하이닉스·현대차 등 시총 상위 종목 집중 매도 속 기술이전 대박 에이비엘바이오 연일 신고가…일주일간 82%↑ 외국인 매수 상위 오른 펩트론 특정계좌 관여 '투자유의' 지정
외국인 투자자가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매도하는 가운데 국내 증시에서 다소 생소한 종목을 되레 사들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특히 이들 종목 중 적잖은 수가 최근 사상 최고가를 매일같이 경신하는 등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5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4월 7~14일) 동안 외국인 투자자는 삼성전자(1조2102억원), SK하이닉스(9022억원), 현대차(3180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1953억원), 기아(1439억원) 등 코스피 주요 종목을 잇달아 순매도했다.
이에 국내 증시에서 유출되는 외국인 자금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이달 첫 거래일인 1일 하루 만에 국내 증시에서 3953억원을 순매도한 외국인 투자자는 14일까지 총 9조2918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순매도했다. 반면 같은 기간 외국인 투자자는 에이비엘바이오(663억원), 한국전력(507억원), HD현대마린엔진(288억원), SK텔레콤(205억원), 펩트론(181억원) 등을 순매수했다.
순매수 금액 1위에 오른 에이비엘바이오는 코스닥 제약 기업으로 이달 초 무려 4조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면서 화제가 됐다. 이는 회사가 지난해 올린 매출액 334억원의 약 120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그 덕분에 이달 초 4만원 안팎이던 주가는 매일같이 신고가를 경신하며 6만원을 넘어선 상태다.
순매수 금액 2위에 오른 한국전력은 공기업 특성상 고질적인 영업적자와 부채에 시달리고 있어 투자자들의 선호도가 높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잇달아 전기요금을 인상한 이후 지난해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됐고, 현금배당도 재개했다.
증권가에서는 한국전력의 1분기 영업이익이 4조원을 넘어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원자재 가격이 급락하면서 비용 구조가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며 "경기 둔화 우려 국면에서 달러 약세 기조가 맞물려 나타난 현상으로 현재 추세가 지속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하반기에 이익 모멘텀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HD현대마린엔진은 HD한국조선해양의 자회사인 선박 엔진 생산업체다. 최근 조선 관련주의 추세적 상승과 맞물려 일주일간 주가 상승률이 21.51%에 달하며 매일같이 52주 최고가를 경신 중이다. 모회사와 계속해서 엔진 계약을 체결하며 증권가에서는 향후 몇 년간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비만 치료제 개발사인 펩트론 역시 이달 초 10만원 안팎이던 주가가 최근 매일같이 신고가를 경신하며 현재 16만원대까지 오른 상태다.
이달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상호관세 목록에서 제약·바이오가 일시적으로 제외되며 지난 일주일 동안 46.48% 오른 상태다.
다만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이 종목이 다른 제약기업에 비해 뚜렷한 이유 없이 급등했다는 점에서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실제로 지난 2일 한국거래소는 특정 계좌의 매수 관여율이 이틀 이상 5%를 초과했다는 이유로 펩트론을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