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중장기 판매 목표서 '러시아 몫' 부활…재진출 시동
우크라 전쟁으로 빠졌다 올해 5만대 신설…시장 다변화 긍정적공장 바이백·위탁생산 등 가능성…"신중하게 전략 수립해야"
홍규빈
입력 : 2025.04.13 07:00:02
입력 : 2025.04.13 07:00:02

[타스=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홍규빈 기자 = 기아가 올해 중장기 판매 목표를 업데이트하면서 러시아 시장 몫을 부활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우크라이나 종전 논의가 본격화한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써 현대차그룹이 러시아 시장 재진출에 시동을 걸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지난 9일 2025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2030년 판매 목표를 419만대로 하향 조정한 중장기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북미(111만대), 유럽(77만4천대), 국내(58만대), 인도(40만대) 등 주요 시장에 대해서만 지역별 판매량이 공개됐는데, 여기에 러시아 시장 판매량 5만대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지난해 중장기 목표에서 빠졌었던 러시아 몫이 올해 버전에서는 다시금 포함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우크라이나 종전 전망이 커지는 국제 정세를 고려해 사업 전략을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송호성 기아 사장이 9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5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기아의 중장기 사업 전략과 재무 목표 등에 설명하고 있다.2025.4.9 [현대자동차·기아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러시아 재진출은 글로벌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시장 다변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기아와 현대차는 2021년 러시아에서 35만4천대를 판매하며 단일 브랜드 기준 점유율 1위(23.3%)에 오르기도 했다.
러시아 승용차 시장이 한때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부진했다가 최근 회복세를 보인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2022년 러시아 신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56.2% 감소한 78만대에 그쳤으나 2023년 131만7천대, 작년 183만4천대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의 구체적인 재진출 전략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대차그룹은 재작년 12월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포함한 러시아 지분 100%를 1만루블(당시 14만원 상당)에 매각하면서 2년 내 공장을 되살 수 있는 바이백 옵션을 넣었다.
완전한 철수가 아니라 종전 이후 재진출 여지를 남겼다는 해석이 나왔었는데,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은 연 생산량 20여만대 규모로 2021년에는 기아 리오 9만2천45대, 현대차 쏠라리스 7만1천159대, 크레타 7만600대가 출고됐다.
기아가 현지 위탁생산기업 아브토토르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던 것처럼 반조립제품(CKD) 생산 기반을 마련할 가능성도 있다.
현대차그룹이 철수해있는 동안 중국 업체들의 시장 영향력이 커진 상황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러시아 시장 내 중국계 브랜드 판매량은 2021년 12만841대에서 지난해 93만6천684대로 급증했다.
점유율은 8.1%에서 60.4%로 확대됐다.
KAMA 관계자는 "비용, 정책 변화, 시장 점유율 등을 고려해 진입 전략을 신중하게 수립할 필요가 있다"면서 "러시아 정부의 산업 정책 변화와 서방 제재 등에 따라 대응 방향이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타스=연합뉴스]
bingo@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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