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따라가다가 가랑이 찢어졌네”…美관세 충격에 주저앉은 원자재는?

정재원 기자(jeong.jaewon@mk.co.kr)

입력 : 2025.04.09 05:56:18
관세충격에 원자재값 급락
산업용 금속은 하락폭 더 커
수요견고한 품목은 낙폭 작아




트럼프발 관세 전쟁이 본격화한 뒤 원자재별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일주일 새 은, 구리, 원유 가격은 10% 넘게 떨어졌다. 반면 비산업재인 금과 중장기 수요가 견고한 천연가스는 각각 3%, 6% 하락해 경기 침체 우려를 상대적으로 덜 받았다는 평가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뉴욕상업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은 일주일 전보다 3.77% 떨어진 트로이온스당 3025.94달러에 거래됐다. 같은 기간 은 선물은 12.41% 떨어져 온스당 30.005달러에 거래됐다.

지난 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조치를 발표하면서 주식 시장 쇼크가 이어지자 원자재 시장에서도 귀금속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ING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다른 곳에서의 손실을 메우기 위해 다른 자산들과 더불어 귀금속을 매도했다”며 “전통적 안전자산인 금조차 이달 초에 도달했던 사상 최고치에서 하락했다”고 밝혔다.

특히 차입 투자자들이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대 규모의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 압박에 직면해 귀금속을 매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은의 경우 금과 달리 전기전자·태양광·의료 부문에서 산업용 금속으로도 쓰이고 있어 낙폭이 더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ING는 “글로벌 무역 전쟁은 둔화되는 글로벌 성장의 맥락에서 산업용 금속에 부정적”이라며 “미국과 무역 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이 산업용 금속의 가장 큰 소비국”이라고 지적했다.

산업용 금속으로서 경기 침체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구리는 관세 부과가 발표된 이후 지난 1분기 가격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이날 구리 선물은 일주일 전보다 14.2% 하락한 파운드당 4.318달러에 거래됐다.

국제유가도 10% 넘게 하락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일주일 새 13.65% 하락한 배럴당 61.45달러에 거래됐다. 특히 지난 7일에는 배럴당 60달러 선이 깨지면서 4년 만에 최저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브렌트유 선물도 같은 기간 12.8% 하락한 배럴당 64.95달러에 거래됐다.

경기 침체 리스크가 부각되며 심상치 않은 국제유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7일 샬럿 퍼킨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국제유가가 이처럼 급락하는 경우는 드문 일”이라며 “브렌트유가 이틀 새 이 정도로 하락한 것은 1980년대 이후 24번뿐이며, 이 중 22번이 경기 침체와 관련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한편 천연가스 선물은 일주일 전보다 6.86% 낮아진 MMBtu당 3.682달러에 거래됐다. 상호관세 발표 이후 상승세가 꺾였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립에 따른 중장기적 수요가 뒷받침되며 낙폭이 제한적이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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