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바이어들, K중기에 '러브콜' … "미국서 수출활로 찾아"

송성훈 기자(ssotto@mk.co.kr), 윤원섭 특파원(yws@mk.co.kr), 정승환 전문기자(fanny@mk.co.kr), 이덕주 특파원(mrdjlee@mk.co.kr), 오찬종 특파원(ocj2123@mk.co.kr), 박윤균 기자(gyun@mk.co.kr), 박동환 기자(zacky@mk.co.kr)

입력 : 2025.04.17 17:55:35 I 수정 : 2025.04.17 17:56:25
韓기업 400곳 홍보부스 차려
개막 전 美기업과 계약 성과
선배 한상들, 아낌없는 조언
"불확실성 해법은 한상경제권
원자재 안정적 수급도 가능"
중기·농협중앙회 MOU체결
"유통망 협력 인프라 지원"




◆ 세계한상대회 ◆

제23차 세계한상대회(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 개막을 하루 앞둔 1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개스사우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세계경제인 VIP 환영만찬'에서 한국의 대표적인 쇼콰이어그룹인 하모나이즈가 공연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오는 20일까지 열리는 기업 전시회에 참석하기 위해 사전 등록을 하는 모습. 애틀랜타 김호영 기자


제23차 세계한상대회(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 개막을 하루 앞둔 1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행사장 현장에선 시작도 안 했는데 벌써 1호 현지 판매 성과가 나오며 '완판' 무대임을 입증했다. 홍보 부스 준비에 막판 박차를 가하는 400여 곳의 참가 기업은 '한상(韓商)경제권'의 원년을 기대하며 들뜬 분위기를 보였다.

1호 판매의 주인공은 생강 음료를 가공 판매하는 지평선농부들영농조합법인이다. 사전 온라인 설명회에서부터 관심을 보였던 현지 바이어 두 곳이 개막 전에 일찌감치 싹쓸이 구매를 결정했다.

허지혜 지평선농부들 대표는 "대회 개막 이후 홍보를 위해 남겨둔 소량을 제외하곤 사실상 완판됐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허 대표는 "국내에서는 대기업과의 경쟁으로 실적을 내기 어려웠지만 수출 도전 후 1년 만에 빠르게 성과가 났다"면서 "스타트업에는 한국보다 글로벌 시장이 오히려 블루오션"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전야제 참석을 위해 세계 각지에서 모인 선배 한상들은 이 같은 차세대 리더 사례 발굴을 위한 조언을 아낌없이 나눴다.

이들의 공통된 의견은 한상경제권의 중요성이다. 한상경제권은 한국과 해외 동포 기업인이 뭉쳐 전 세계를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는 것을 뜻한다. 공동 경제권 내에서 교역은 물론 투자와 공급망 구축까지 자유롭게 실현하며 불확실성에 시달리는 글로벌 경제위기를 함께 극복하자는 취지다.

한오동 애틀랜타조지아 한인상공회의소 회장과 아웃도어 용품 전문업체 콜핑의 협력은 가장 모범적인 한상경제권 진출 사례다. 애틀랜타에서 뷰티 매장을 운영하던 한 회장이 2년 전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에서 열린 한상대회에서 콜핑과 미국 총판 계약을 맺으면서 공식 비즈니스 매칭 1호 사례가 됐다. 콜핑은 2023년 9월 미국에서 첫 번째 매장을 애틀랜타 덜루스에 열었고 이곳을 기점으로 미국 전역으로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한 회장은 "K문화가 미국에서도 유행하고 있기 때문에 콜핑을 'K의류(K-Cloth)'로 브랜딩해 홍보하고 있다"면서 "관세로 인해 기업인들이 모두 어려움을 겪는 때일수록 전 세계 한상들이 서로 돕고 정보를 교류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종범 세계한인무역협회 회장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촉발된 불확실성 돌파의 해법은 '한상 네트워크'라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한상 간 교류를 통해 해외 부품이나 원자재의 안정적인 수급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1세대 한상들은 앞으로 젊은 한상들의 힘까지 합쳐진다면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고상구 세계한인회총연합회 회장은 "선배 한상들이 현장에서 세계 각국의 네트워크 연결을 도와주면 자연스럽게 차세대 리더들이 만들어질 것"이라면서 "이를 위한 지원이 전폭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선근 한미우호협회장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에서 후배 한상들에게 '중심 잡기'를 당부했다. 박 회장은 "한상의 길은 자동차 운전과 같다"면서 "눈앞의 장애물에만 집중하면 세계 무대에서 길을 잃기 쉬우니 거시적인 시각을 잃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백규 조지아한인식품협회 회장은 "한국 기업인들이 미국을 비롯해 해외에 진출하려면 얼마든지 기회가 열려 있다"며 "전체 동포 사회가 선배 한상들의 도움과 함께한다면 얼마든지 길을 찾을 수 있다"고 전했다.

신영교 AOFW 회장은 "한상들의 네트워크를 정부 차원에서 지원하는 것은 성장을 위한 판을 깔아주는 것"이라며 "한상들은 아이디어를 교류하면서 자연스럽게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얻었다"고 평가했다.

이경철 미주한인상공회의소 총연합회 회장은 "이번 대회가 한국의 중소기업과 세계 한상들이 함께 만들어 나가는 한상경제권으로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 같은 1세대 한상들의 조언에 화답하며 김영환 충북도지사는 축사에서 "한상은 대한민국을 만들고 지키신 분들"이라면서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도 적극적으로 힘을 보탤 것을 약속했다.

한편 이날 한상 지원을 위해 현장을 찾은 주요 공공기관·유관단체 리더들은 벽을 허물고 손을 맞잡아 전폭적인 지원에 나설 것을 약속했다.

중소기업중앙회와 농협중앙회는 국내외 유통망 협력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관세로 인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한상경제권을 만들기 위해 K푸드가 앞장설 수 있도록 인프라스트럭처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특별취재팀 = 미국 애틀랜타 송성훈 산업부장 / 윤원섭 특파원 / 정승환 기자 / 이덕주 기자 / 오찬종 기자 / 박윤균 기자 / 박동환 기자 / 사진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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