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소멸 경고등] 울산 최대 대학가 상권도 소멸 직격탄 못 피했다

한 집 건너 한 집이 '공실'…상인들 "최고 상권 명성도 옛말" 한탄경기악화에 인구감소까지 더해져…지자체, 저출산·청년 겨냥 다양한 정책추진
장지현

입력 : 2025.04.05 07:01:01


'임대' 붙은 울산대 앞 점포
[촬영 장지현]

(울산=연합뉴스) 장지현 기자 = "장사 시작할 때랑 비교하면 유동 인구가 10분의 1로 줄어들었습니다." 금요일이었던 지난달 21일 오후 7시 30분쯤 방문한 울산 남구 무거동 바보사거리 디자인거리.

이곳은 인근에 울산대학교와 울산과학대학교 캠퍼스가 위치한 울산 최대 대학가다.

삼삼오오 모여든 대학생들이 길거리를 가득 채워야 할 개강 철 금요일 저녁이었지만, 거리는 비교적 한산한 분위기였다.

밤마다 개강 파티를 여는 신입생들로 성업을 이뤘을 호프집도 끽해야 두세 테이블에 간신히 자리를 채웠다.

조명만 켜둔 채 파리를 날리고 있는 가게, 아예 불이 켜지지 않은 점포도 더러 눈에 띄었다.

텅빈 무거동 일대
[촬영 장지현]

골목 곳곳에서도 '임대' 안내문이 붙은 빈 상가가 한 집 건너 한집 꼴로 줄을 지었다.

시내버스가 다니는 인근 대로변에는 1층에 위치한 점포 4곳이 연달아 폐업해 쓸쓸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한때 울산 최대 상권 중 하나였던 무거동 대학가 상권이 인구 감소로 악화하면서 인근 자영업자들은 시름하고 있다.

무거동에서 14년째 분식집을 운영 중인 한 상인은 "처음 점포를 차릴 때와 비교하면 거의 10배 차이가 난다"며 "지금은 그나마 개강 철이라서 좀 낫지만 몇주만 지나면 이조차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근처에서 10년 동안 식당을 운영하는 또 다른 자영업자는 "원래 이 일대 상가는 대부분 1층은 물론 2, 3층까지 꽉 찼는데 이제는 한 건물이 통째로 비어있는 곳도 있다"며 "울산 최고 상권 중 하나라는 명성도 이젠 옛말"이라고 한탄했다.

줄지은 공실
[촬영 장지현]

무거동 일대는 과거 울산대학교를 중심으로 청년층 수요가 있는 음식점, 카페 등 각종 가게가 들어서며 활기를 띠었던 상권이다.

남구 삼산동, 중구 성남동과 함께 울산 3대 상권 중 하나로 불렸지만, 최근 경기 악화에 지속적인 인구 감소까지 더해지며 심각한 침체를 겪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울산대 학부 재학생 수는 10% 넘게 줄어들었다.

2020년까지만 해도 1만2천명대를 유지했는데, 지난해 1만677명으로 떨어지며 1만명 선을 간신히 지켰다.

학생이 줄어든 대학가에서 자영업자들은 버티지 못하고 하나둘 가게 문을 닫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상업용 부동산 임대동향조사'에 따르면 울산대 상권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2020년 4분기 11.9%에서 지난해 4분기 22.4%로 4년간 2배 가까이 늘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한때 30%대까지 올라갔던 공실률은 재학생 수 감소 추세 속에서 여전히 옛 활기를 회복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텅 빈 대학 앞 술집
[촬영 장지현]

관할 지자체인 남구는 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먼저 2017년부터 인구정책 전담 조직을 만들어 매년 인구정책 종합계획을 수립, 다양한 저출산 지원 사업을 추진 중이다.

2021년에는 청년들을 겨냥한 다양한 정책을 수립·추진하는 청년업무 전담팀을 만들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저출산 문제를 겨냥한 다양한 신규 사업이 추진됐다.

가임기 여성을 대상으로 난자를 미리 냉동 보관하는 보조생식술 비용의 일부를 지원했다.

임신 희망 부부에게 난소기능 검사·정액검사 등을 지원하는 임신 사전건강관리 사업도 시행했다.

고향사랑기부금을 활용해 신혼부부, 임산부와 그 배우자에게 백일해·풍진 무료 예방접종도 제공했다.

저소득 노인들에게 성인용 보행기 구입비를, 청년들에게는 자율적인 모임 활동비를 지원해 인구 유입·정착을 유도했다.

인구 문제 공감대를 확대하기 위해 지난 7월에는 울산 자치구 최초로 인구의 날 기념행사 '온(On) 인구, 인(In) 남구'를 개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에도 남구 출생아 수와 합계출산율이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는 만큼, 보다 실효성 있고 혁신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남구의회는 지난해 '출생 장려 정책 개선방안 연구'를 통해 "다양한 사업이 비용은 수반하면서도 실질적인 출생아 수 증가로 이어지는 실효성은 낮다"며 획기적인 '킹핀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양질의 청년주택 공급, 청년주택을 중심으로 한 교육지원 정책, 옥동 군부대 이전 부지를 활용한 실버타운 조성, 이를 통한 헬스케어 분야 일자리 창출 등을 과제로 제시했다.

jjang23@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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