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12일(현지시간) 철강·알루미늄 25% 관세를 발효하고 유럽과 캐나다 등이 보복관세를 발표하면서 글로벌 관세전쟁이 첨예해지는 가운데 다른 한편에선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되면서 뉴욕증시에서 기술주가 일제히 반등세를 나타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7.23포인트(0.49%) 오른 5,599.3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212.35포인트(1.22%) 오른 17,648.45에 각각 마감했다.
기술주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2.55포인트(-0.20%) 내린 41,350.93에 거래를 마쳤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2월 소비자물가가 시장 예상을 밑돌며 둔화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기술주를 중심으로 저가 매수세가 유입돼 나스닥 지수를 끌어올렸다.
미 노동부는 2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2.8% 상승했다고 밝혔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1% 올라 2021년 4월 이후 3년 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둔화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최근 소비자 설문조사 등에 기반한 기대 인플레이션이 높아진 것과 달리 실제 인플레이션 지표가 둔화세를 보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투자자들의 물가 관련 우려를 덜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날 철강·알루미늄 25% 관세를 발효하고, 유럽연합(EU)과 캐나다가 보복 관세로 맞대응하며 무역전쟁 불확실성을 키우면서 물가 지표 호조의 영향은 산업재 등 경기순환주에는 미치지 못한 채 반도체 등 기술주 영역에 국한됐다.
특히 엔비디아(6.43%), 테슬라(7.59%), 메타(2.29%), 브로드컴(2.18%) 등 최근 낙폭이 컸던 대형 기술주들이 큰 폭의 반등을 나타냈다.
AXS 인베스트먼트의 그레그 바숙 최고경영자(CEO)는 "예상을 밑돈 물가 지표에 저가 매수가 유입되면서 증시가 반등했다"며 "다만, 월스트리트(금융권)와 메인스트리트(산업계) 모두 여전히 방향성을 찾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다는 낙관론은 현재 진행 중인 관세 전장 탓에 빛이 바래고 있다"며 "3월 상당 기간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