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거물 마약범 등 29명 美에 인도…관세협상에 긍정 영향?

1985년 미 마약단속국 요원 살해 지시한 카로 킨테로 포함
이재림

입력 : 2025.02.28 05:53:25


2005년 멕시코 당국에 의해 압송되는 라파엘 카로 킨테로(가운데)
[멕시코 옛 연방경찰 제공.AFP 연합뉴스 자료사진.재판매 및 DB 금지]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멕시코 정부가 미국 당국의 눈엣가시였던 옛 마약 밀매 조직 두목을 포함해 29명의 수감자를 미국으로 전격 범죄인 인도했다.

멕시코 검찰청은 27일(현지시간) 설명자료를 내고 "오늘 전국 여러 교도소에서 수형 생활을 하던 29명이 미국으로 이송됐다"며 "이들은 마약 밀매를 비롯한 다양한 종류의 범죄를 저지른 조직과의 연관성으로 (미 당국의) 수배 대상이었다"고 밝혔다.

멕시코 검찰은 공식적인 범죄인 인도가 미국 법무부 요청에 따라 이뤄졌으며, 모든 절차를 준수했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이번 조처는 양국 주권을 존중하는 틀 안에서 협의·협력·상호주의 원칙에 근거해 진행됐다"고 덧붙였다.

AP통신과 멕시코 일간 우니베르살 등에 따르면 29명 중에는 옛 과달라하라 카르텔 우두머리였던 라파엘 카로 킨테로(72)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카로 킨테로는 1980년대 '나르코(마약범) 중의 나르코'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마약 거물이다.

1985년 할리스코주(州) 과달라하라에 파견 근무 중이던 미 마약단속국(DEA) 요원 엔리케(키키) 카마레나의 고문·살해를 지시한 주범이기도 하다.

양국 외교관계 경색으로까지 이어진 카마레나 요원 살해 사건은 훗날 넷플릭스 인기 시리즈 '나르코스 멕시코' 주요 플롯으로 각색되기도 했다.

1985년 코스타리카에서 체포돼 40년 형을 선고받은 카로 킨테로는 재판 절차상의 오류에 따른 형 집행 정지 처분 결정으로 28년 만인 2013년에 석방됐다.

이 결정은 이후 두 달 만에 대법원에서 뒤집혔지만, 카로 킨테로는 잠적한 채 은신 생활을 이어갔다.

미국이 2천만 달러(체포 당시 환율 기준 약 265억원)의 현상금을 내걸 정도로 중요 범죄자로 여겼던 카로 킨테로는 결국 2022년 탐지견 맥스의 도움을 받은 멕시코 해군에 의해 시날로아주 산시몬에서 검거됐다.

2022년 카로 킨테로 태우고 교도소 향하는 멕시코 해군과 국가방위대원
[EPA 연합뉴스.자료사진.재판매 및 DB 금지]

당시 작전 과정에 멕시코 해군 블랙호크 헬기가 추락해 14명이 숨지는 일도 있었다.

이번 범죄인 인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멕시코산 제품 25% 관세 부과 예고 이후 관련 양국 협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발표됐다.

공교롭게도 오마르 가르시아 하르푸치 멕시코 안보장관을 비롯한 안보 내각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의 논의를 위해 이날 미국 워싱턴DC를 찾았다.

특히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이 앞서 지난 25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관세 문제를 놓고 "미국 측과 긴밀히 협상 중"이라고 밝혔던 터라, 이번 범죄인 인도 결정이 '관세 부과 예외' 협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현지에서는 불법적 이송 결정이라는 문제 제기도 나오고 있다.

'Z-40'(본명 미겔 앙헬 트레비뇨 모랄레스)이라는 별칭으로 알려진 마약 갱단원의 변호인은 현지 라디오 방송 그루포 포르물라 인터뷰에서 "범죄인 인도 절차에 필요한 법적 절차를 밟지 않았다"며 "제 의뢰인의 경우 미국 이송 대상이 될 것인지에 대한 법원 결정조차 없다"고 주장했다.

walden@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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