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빅테크 러브콜 받는 韓 AI기업들 ··· AI 유니콘 기업 탄생할까

나현준 기자(rhj7779@mk.co.kr)

입력 : 2025.02.25 17:24:52
MS·AMD 등 업스테이지 투자 논의
문자인식 성공률 95%까지 올려
기업 맞춤형GPT로 매출 급상승 중

AI반도체 설계업체 韓 퓨리오사AI
메타가 엔비디아 의존도 낮추려고
경영권 인수 등 논의 이어가는중

아직 빅테크 투자·인수 논의 초기단계
일각선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업스테이지 CI <업스테이지 제공>


연초부터 복수의 미국 빅테크 기업이 한국 AI기업에 대한 투자·인수 등을 검토하고 나섰다.

중국판 챗GPT인 딥시크가 AI 업계에 충격을 주면서, 미국 AI생태계 벨류체인에 속해있는 한국기업 중 우수한 역량을 보유한 기업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25일 IT 및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오픈AI의 최대주주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글로벌 중앙처리장치(CPU) 제조사 AMD가 국내 대표 AI스타트업인 업스테이지에 대한 투자 건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해 말부턴 미국 실리콘밸리 유명 VC(밴처캐피탈)인 코슬라벤처스와 ‘메타’ 투자사로 대박이 났던 러시아 출신 IT벤처투자자 유리 밀너가 창업한 DST글로벌이 업스테이지에 대한 투자를 검토한 바 있다.

업스테이지 기업가치는 우리 돈으로 약 1조원 내외로 검토되고 있다.

지난해 업스테이지가 시리즈B를 진행하면서 인정받았던 기업가치(4000억원) 대비 1년 만에 기업가치가 2배 이상 상승한 셈이다. 지난해 업스테이지는 약 1200억원의 투자금을 받은 바 있다.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


이번은 사실상 시리즈C 라운드인데, 업스테이지측은 약 2000억원대 투자금을 유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직 논의 초기 단계여서 실제로 MS·AMD 혹은 코슬라벤처스·DST글로벌 등이 업스테이지에 투자할지는 미지수다.

만일 1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 받는다면, 업스테이지는 국내 AI소프트웨어 기업 중엔 처음으로 유니콘 반열에 오르게 된다.

업스테이지는 네이버 출신 스타개발자 3인(김성훈 대표, 이활석 CTO, 박은정 CSO)이 합심해 만든 AI 스타트업이다.

LLM(거대언어모델) 기반의 OCR(광학문자인식) 기술로 문자인식 성공률을 95%까지 끌어올렸다.

PDF파일에 있는 문서를 AI를 기반으로 자동으로 인식해 시스템서 처리하게끔 만든 것이다.

문서 작업이 많은 생명보험사가 업스테이지 기술을 활용해 서류처리 비용을 30~40% 절감했다.

업스테이지의 또 다른 강점은 자체 LLM 모델(솔라 LLM)이다.

이를 활용해 업스테이지는 기업별 맞춤형 파인튜닝(미세조정) LLM을 제공한다.

오픈AI가 ‘범용 서비스’라고 한다면, 솔라 LLM은 ‘맞춤형 서비스’인 셈이다.

솔라LLM선 언어뿐만 아니라 그래프, 테이블, 이미지, 영상, 오디오 등을 ‘가성비’ 있게 처리할 수 있다.

업스테이지는 B2B 비즈니스를 통해 급속하게 기업고객을 늘리고 있으며, 지난해엔 매출 200억원대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퓨리오사AI 로고


업스테이지뿐만 아니라 국내 AI반도체 스타트업인 퓨리오사AI도 빅테크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미국 경제매체 포브스는 지난 11일(현지시간) 빅테크 기업 메타가 한국 AI 팹리스 스타트업 퓨리오사AI의 인수 논의를 이달내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메타가 퓨리오사AI 인수에 관심을 가지는 배경에는 AI 반도체 시장의 수급 문제가 있다.

대형언어모델(LLM) 학습 등에 주로 이용되는 반도체는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다. 엔비디아는 80%가 넘는 점유율을 기록하며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뚜렷한 대체재도 없어 가격이 치솟고 있다. 이 때문에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들은 엔비디아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는 최근 매일경제와 만나 자사 AI반도체 칩을 설명하며 “기존 GPU에 비해 전력 소비가 25% 수준에 불과하고 성능 효율은 두 배에 달한다”며 “동급 제품인 엔비디아 H100 대비 비용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백 대표는 미국 반도체 기업 AMD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다 2017년 4월 퓨리오사AI를 설립했다.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


퓨리오사AI는 메타측과 논의를 이어가면서 동시에 2026년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도 준비하고 있다.

현재 퓨리오사AI의 기업가치는 약 8000억원 정도로 추정되는데 메타가 퓨리오사AI 경영권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설지 관심이 집중된다.

다만 이 같은 빅테크의 한국 AI기업에 대한 관심이 실제로 인수·투자로 이어질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투자사가 빠른 엑싯(Exit·투자회수)을 위해 아직 초기 단계의 논의를 여론화하는 경우도 있다”라며 “실제로 투자가 이뤄질지는 아직 미지수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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