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경제

지난해부터 국내 투자자들의 ‘국장 탈출’과 미국 주식 쏠림 현상이 이어진 가운데 국내 주식형 펀드가 올해 들어 북미 주식형 펀드보다 높은 수익률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상장지수펀드(ETF)를 포함한 국내 주식형 펀드 1040개가 지난 21일 기준 연초 대비 12.5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북미 지역 주식형 펀드 172개의 평균 수익률은 0.69%에 그쳤다.

지난해 말 국내 주식형 펀드는 연초 대비 13.26% 하락한 반면, 북미 주식형 펀드가 40.33% 오른 점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이 같은 차이는 국내와 미국의 대표지수에서도 확인된다. 코스피는 올 들어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기준 코스피는 연초 대비 10.27% 오른 2645.27에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이날 773.33을 기록하며 연초 대비 12.63% 올랐다.



반면 미국 대표 지수는 올해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1일(현지시간) 기준 올해 들어 2.46% 올랐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 상승률은 이 기간 1.26%에 불과했다.

분위기가 바뀐 것은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로 국내 증시가 불확실성에 직면하면서 급락한 후 안정세를 찾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증시가 바닥을 다졌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현재 코스피는 2600선 중반대에 안착한 상태다.

미국의 경우 지난해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기술주가 상승을 주도했지만, 지난달 말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가 등장하면서 증시에 충격이 일었다.

매그니피센트7(M7)으로 불리는 미국 거대 기술 기업들의 주가 약세도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는 딥시크 관련 쇼크에서 아직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며 “이번주 엔비디아 실적이 발표될 예정인데, 그동안 고속 성장에 익숙해진 투자자들의 기대치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 대해서는 “코스피의 상반기 강세 흐름이 현실화하고 있다”며 “밸류에이션 정상화 목표에 도달한 상황에서 단기 과열이 심해지면서 단기 등락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스피 강세에 힘입어 국내 주식형 펀드 순자산총액(AUM)도 증가했다. 지난해 말 60조6012억원이었던 국내 주식형 펀드 AUM은 이달 21일 기준 67조8177억원으로 확대됐다.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의 상승세를 주도한 것은 방산주에 투자하는 ETF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화오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투자 비중 합이 50%가 넘는 ‘PLUS 한화그룹주’는 지난 21일 기준 연초 대비 56.22% 뛰었다.

국내 방산주에 투자하는 ‘PLUS K방산’은 같은 기간 56.07% 올랐다. ‘SOL K방산’은 41.2%, ‘TIGER 우주방산’은 39.93% , ‘PLUS 우주항공&UAM’은 28.25% 오르며 전체 펀드 수익 상승에 기여했다.

이밖에도 조선, K팝, 원자력 관련주 등 관세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국내 종목에 투자하는 ETF가 우수한 성과를 보였다. ‘ACE KPOP포커스’는 연초 대비 27.9% 상승했다.

국내 원자력 관련주로 구성된 ‘HANARO 원자력iSelect’와 ‘ACE 원자력테마딥서치’의 수익률은 25.32%, 23.06%에 달한다. ‘SOL 조선TOP3플러스’ 역시 21.47%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조선 업종은 글로벌 해운 수요 회복과 미국과의 협력 가능성으로 실적 전망이 개선되면서 주가가 상승했다. 원자력 업종은 인공지능(AI) 산업 성장 속에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을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상승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