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르르 몰려 다이소 가더라”…한한령 해제 기대에도 울상인 이곳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hjk@mkinternet.com)

입력 : 2025.02.24 11:23:18
지난 14일 인천공항 1터미널 면세구역 내 면세점의 모습.[사진제공=연합뉴스]


중국이 이르면 5월께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을 해제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확산하면서 유통 등 관련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한령 해제로 수혜가 예상되는 대표 업종은 화장품, 면세 등이 꼽힌다.

화장품 업종의 경우 한한령이 본격화한 지난 2017년 화장품 투톱 중 하나인 아모레퍼시픽의 영업이익이 약 30% 가량 감소한 바 있다. 한류를 활용한 적극적인 마케팅이 어려웠던데다 수출길도 막혔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20일 외교소식통 등에 따르면 중국의 APEC 정상회의 준비기구인 중국아태협력중심이 이르면 다음달 한국에 문화사절단을 파견하기로 했다.

아태협력중심은 올해와 내년에 각각 한국과 중국에서 연이어 열리는 APEC 회의를 앞두고 양국 간 교류 증진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를 계기로 한한령이 풀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는 한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2017년 한한령을 내린지 8년 만이다.

화장품 뿐 아니라 적자의 늪에 빠진 면세업계 역시 중국 ‘큰 손’의 수혜 가능성이 거론되는 업종이다.

다만 현재는 당장의 수혜를 예상하기보다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오히려 한한령 해제에 따른 경제적 수혜가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관광객의 소비 패턴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삼일회계법인이 지난 19일 발표한 ‘보릿고개 넘는 K-면세점, 위기진단과 제언’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면세 업계에서 중요한 부분은 중국 패키지 여행 상품 코스에 면세점 쇼핑의 포함 여부다. 코로나 전 국내 면세점 전체 매출액 중 70% 이상을 중국 관광객들이 일으켰다.

하지만 면세산업 규모는 코로나 이전으로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먼저 국내 면세점 외국인 객단가는 2019년 104만원에서 코로나 이후 2500만원, 엔데믹 이후 지난해 기준 118만원까지 감소했다.

송객 수수료 역시 1조원 수준에서 2021년 3조8000억원, 2022년 7조1000억원으로 폭발적으로 늘었다.

여기에 중국 관광객의 소비 트렌드도 달라지고 있다. 규모가 작아지고 있고, 합리적인 소비를 중시하며 문화체험 중심으로 여행 경향이 달라진 것이다.

실제로 면세점에서의 명품 소비도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고환율 기조로 오히려 명품을 저렴하게 살 수 있다고 알려진 면세점보다 백화점 가격이 오히려 낮은 현상도 생겨났다.

중국 관광객 역시 한국에서 고가의 물건을 구매하기보다 다이소 등 가성비 쇼핑을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2030이 주도하는 중국 개별관광객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해 다이소, 올리브영 등 현지인에게 인기인 곳을 선호한다.

보고서는 면세사업 정상화를 위해 면세사업 운영사를 줄이거나 기존 면세사업 운영자들이 JV(합작법인)를 만들어 합작 형태로 운영하는 방안이 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또 중국 보따리상에 의존적인 시내 면세점은 철수를 검토하는 게 필요하다고 짚었다.

아울러 송객수수료 지급에 대한 재검토와 불공정한 관행을 제한하는 방식 등 상황에 맞는 규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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