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 빨대 재검토 나선 환경부...사장님도 손님도 괴로운 이 규제 언제까지
신유경 기자(softsun@mk.co.kr)
입력 : 2025.02.14 07:16:20 I 수정 : 2025.02.14 14:57:47
입력 : 2025.02.14 07:16:20 I 수정 : 2025.02.14 14:57:47
플라스틱 빨대 금지 무기한 유예
LCA 결과 따라 폐지 판가름날듯
줄줄이 폐업 나선 종이빨대 업체
“일관성 없는 정부의 정책 실패”
LCA 결과 따라 폐지 판가름날듯
줄줄이 폐업 나선 종이빨대 업체
“일관성 없는 정부의 정책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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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정부에 따르면 환경부는 플라스틱 빨대와 종이 빨대의 환경전주기평가(LCA)에 착수할 계획이다. LCA는 제품이 생산, 소비, 폐기 등 전 주기에 걸쳐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평가 기법이다.
환경부는 LCA뿐 아니라 다양한 요인들을 고려해 규제 실효성을 재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유럽연합(EU) 등 각국의 플라스틱 관련 규제 상황을 면밀히 조사할 예정이다. 또 정부와 종이 빨대 사용 협약을 맺은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사용 실적 등을 모니터링하고 소비자 의견을 수렴한다.
환경부 관계자는 “종이 빨대의 친환경성을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해 소비자나 빨대 생산자들에게 혼선을 야기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플라스틱 빨대, 종이 빨대, 이외 플라스틱 빨대 대체재들에 대한 환경성을 전반적으로 검토해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종이 빨대에 대한 친환경성 논란은 꾸준히 이어져왔다. 종이 빨대의 탄소 배출량이 플라스틱 빨대보다 훨씬 많다는 주장이 대표적이다. 미국 환경보호국(EPA)은 2020년 종이 빨대를 생산할 때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이 플라스틱 빨대의 5.5배라고 분석했다. 반면 종이가 여전히 플라스틱 대비 분해 측면에서는 환경성이 높다는 반론도 있다.
학계에서도 종이 빨대의 환경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배재근 서울과학기술대 건설환경융합공학과 교수는 “궁극적으로는 일회용 빨대 자체를 사용하지 않는 게 맞는다”며 “다만 재활용을 전제로 LCA를 하면 종이 빨대가 플라스틱 빨대보다 불리하다”고 평가했다.
종이 빨대를 도입했던 해외 주요국과 기업들도 잇달아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다시 택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연방정부와 소비자의 플라스틱 빨대 구매를 장려하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일본 스타벅스도 올해 초 전 매장에서 생분해성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하기로 했다. 플라스틱 빨대를 모든 매장에서 퇴출한 지 5년 만이다. 음료 기업 카프리썬은 스위스 등 국가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재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종이 빨대를 사용한 후 매출이 급감한 데 따른 것이다.
해외에서 국내로 수입된 종이 빨대 양 역시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23년 919t이었던 종이 빨대 수입량은 지난해 401t으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국내의 경우 이번에 환경부가 추진하는 LCA 결과에 따라 실제 플라스틱 빨대 금지 규제 폐지 여부 등이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는 2021년 자원재활용법 시행규칙을 개정하고 2022년부터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금지하기로 했다. 이듬해인 2022년 한 차례 계도기간을 연장했다가 2023년 계도기간을 무기한 연장했다. 사실상 금지 조치를 철회한 것에 가깝지만 조치를 아직 폐지하진 않았다.
정부가 뒤늦게 환경성 검토에 나서면서 애초에 섣불리 규제를 도입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 때문에 소비자 혼선을 일으키고 업계에도 미친 악영향이 크다는 지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종이 빨대 업체 중 절반 넘는 곳들이 도산하거나 다른 사업으로 전환했다. 종이 빨대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플라스틱 빨대 규제가 무기한 유예되면서다. 현재 남아 있는 업체들도 가동률이 낮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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