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 노후가 공포인데”…연금 백만장자 넘쳐나는 미국, 비결이
최근도 기자(recentdo@mk.co.kr)
입력 : 2025.02.19 06:37:20
입력 : 2025.02.19 06:37:20
韓, 글로벌연금평가 꼴찌 수준
연금 저축금액 크게 부족하고
투자분야도 원금 보장 몰려
청년층 퇴직연금 가입늘리고
포트폴리오 주식비중 높이고
투자 국가도 글로벌화 필요
연금 저축금액 크게 부족하고
투자분야도 원금 보장 몰려
청년층 퇴직연금 가입늘리고
포트폴리오 주식비중 높이고
투자 국가도 글로벌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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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서와 CFA협회가 함께 평가하는 ‘MCGPI’는 총 3개 지수로 주요국 연금체계를 평가하고 있다. 수급자들이 충분한 연금을 받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충분성’, 현재 연금 시스템이 인구 구조와 재정 안정성을 감안했을 때 지속 가능한지를 묻는 ‘지속가능성’, 사적 연금이 장기적으로 잘 규제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투명성’ 지수로 이뤄져 있다.
한국이 충분성과 지속가능성에서 받은 점수는 각각 100점 만점에 40.5점과 52.4점에 불과했다. 충분성 지표는 48개국 중 44등이다.
매일경제가 미국 뉴욕 현지에서 만난 글로벌 연금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퇴직연금 가입률을 높이고 연금저축 자체를 늘리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리치 누줌 머서 글로벌 최고투자전략가(CIS)는 “한국이 글로벌 연금 평가에서 꼴찌 수준을 기록한 건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금저축 비중이 매우 낮기 때문이다. 퇴직연금 자산의 적립 수준을 크게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병선 모건스탠리 퇴직연금사업부 이사는 “연금부자가 되려면 젊어서는 충분히 퇴직연금을 저축하는 것, 나이 들어서는 적절히 운용해주는 운용사를 만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충분한 연금은 충분한 재원에서 온다. 3층 구조의 연금제도에서 1층 국민연금은 청년층이 납입금액을 올리고, 국민연금이 운용수익을 높이는 것이 방법이다. 2층과 3층의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의 경우 개인이 재원을 마련할 기회를 늘려야 한다.
실제 한국은 GDP 대비 퇴직연금 적립 비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대비 많이 부족하다. OECD 회원국들은 평균적으로 GDP 대비 퇴직연금 자산의 적립 비율이 70% 수준인데, 한국은 2023년 말 기준으로 25.41%에 불과하다.
머서가 정년 연장을 현실적인 대안으로 제시한 것도 당장 고령 인구의 연금저축을 늘릴 현실적인 방안이기 때문이다. 누줌 전략가는 “한국은 현재 연금제도의 수혜를 받는 고령 인구가 15% 정도에 불과하다”면서 “당장은 이 수치를 최대한 늘릴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년층의 경우 퇴직연금을 잊고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운용 상품이 많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케빈 머피 프랭클린템플턴 미국투자전용부문 부사장은 “미국 퇴직연금제도가 성공적으로 보이는 건 401K를 통해 저축하는 세대가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라면서 “미국인들은 하루하루 퇴직연금 계좌 잔액을 확인하지 않고 운용사와 논의한 후 초기 설정을 한 뒤 잊어버리는 투자 전략을 통해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401K는 미국 직장에서 제공하는 은퇴 플랜이다. 미국 근로자 퇴직소득보장법 가운데 퇴직연금의 세제 혜택을 명시한 401조 K항에서 비롯됐다.
이병선 이사는 “한국과 미국에서 필요한 자산 수준이 다르겠지만, 미국 기준으로 연봉의 10~15%를 퇴직연금에 넣어 50대에 50만달러 정도를 저축한 뒤 운용사를 선택해 수익률을 불려 나가는 게 연금부자가 되는 가장 적절한 방법”이라면서 “퇴직연금도 결국 투자이기 때문에 종잣돈을 모은다는 개념으로 쌓아 나갈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투자 분야의 다각화도 중요한 포인트다. 상품 다각화와 투자 국가의 다각화가 모두 필요하다.
누줌 전략가는 “한국은 베이비부머 세대의 연금 저축률이 너무 낮고 수명이 늘어나고 있어 돈은 더 필요하다”면서 “퇴직연금 저축을 크게 늘리는 게 일단 가장 중요하고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예·적금 위주 상품에서 좀 더 다양한 상품으로 투자군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국내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 규모는 지난해 6월 말 기준 23조4985억원이다. 이 가운데 91.4%에 달하는 21조4661억원이 예금 등 원리금 보장 상품에 들어가 있다.
머피 부사장은 “미국의 경우 퇴직연금 주식 투자 비중은 상대적으로 한국보다 더 높은 편”이라면서 “퇴직연금 성과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보다 다양한 자산군에 노출될 필요가 있고 금융사에서 다양한 선택지가 제공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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