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에도 따오기 지킨 창녕 공무원들, 24일간 합숙 근무 해제
"우리 손으로 복원한 따오기, AI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사명감"
김동민
입력 : 2025.02.08 10:05:01
입력 : 2025.02.08 10:05:01
(창녕=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부터 천연기념물인 따오기를 보호하기 위해 설 연휴도 반납하는 등 3주 넘게 외부와 차단된 채 고군분투한 경남 창녕군 우포따오기과 소속 공무원 7명의 합숙 근무가 종료됐다.
8일 창녕군에 따르면 우포따오기과 따오기관리팀 소속 공무원 4명과 따오기보존팀 공무원 3명은 지역 오리농가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이튿날인 지난달 14일부터 이달 7일까지 각각 유어면 따오기 복원센터와 장마면 우포따오기 분산센터에서 24일간 합숙 근무했다.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농가가 따오기가 위치한 센터와 약 10∼20㎞ 거리에 위치해 이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합숙 근무가 불가피했다.
합숙 기간 민족 대명절인 설 연휴(1월 25∼30일)도 포함됐지만, 이들은 가족과 반가운 만남 대신 따오기 행동을 관찰하는데 집중했다.
이들은 방호복을 착용한 상태로 따오기 사육 케이지를 방문하거나 센터에서 폐쇄회로(CC)TV를 관찰하며 24시간 따오기 행동을 주시했다.
따오기의 경우 AI에 감염되면 행동이 느려지고 먹는 양이 감소하기 때문에, 이상 행동이 발견되면 케이지에서 분변을 채취해 간이 검사 도구를 통해 AI 감염 여부를 확인해야 했다.
이들 헌신 덕분에 사육 케이지에 있는 따오기 301마리(유어면 172마리, 장마면 129마리)는 한 마리도 이상 행동을 보이지 않았고, AI에도 감염되지 않았다.
사실상 감금에 가까운 합숙 근무는 종료됐지만, 향후 일정 기간은 가족 외 만남을 최소화하고 외부 활동도 삼가야 하는 등 이들의 헌신은 이어질 예정이다.
합숙에서 벗어난 한 공무원은 "따오기 번식 준비를 위해 (예정보다 며칠 일찍) 합숙 근무가 종료됐다"며 "번식기인 3월이 오기 전 둥지 제작 등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쉽지 않았고, 힘든 일이지만 우리 손으로 복원한 창녕 우포 따오기를 AI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근무했다"고 합숙 근무 소감을 전했다.
이들은 지난해 5월에도 지역 오리농가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해 약 1개월간 합숙한 바 있다.
성낙인 창녕군수는 "엄중한 시기마다 노력해 준 공직자 덕분에 따오기를 AI로부터 보호할 수 있었다"며 노고를 위로했다.
창녕군은 2008년 중국에서 들여온 따오기 한 쌍을 우포늪에서 복원·증식에 성공한 뒤 따오기가 한반도에서 멸종된 지 40년째란 상징성을 담아 2019년 5월 40마리를 자연 방사하는 등 지난해까지 매년 1∼2차례 방사했다.
image@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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