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기술력에 확신…대기업 협력 늘릴 것"

우수민 기자(rsvp@mk.co.kr)

입력 : 2025.02.02 17:37:04
세계 최대 사모펀드 블랙스톤 조지프 바라타 PE 전략 총괄
지오영·제이제이툴스 등
韓기업 글로벌 확장 조력 역할
바이오·제약 '생명과학' 주목
AI·전력 인프라 분야도 관심
금리인상기 쌓인 M&A 매물
美 시장부터 본격 소화될 것






조지프 바라타 총괄이 블랙스톤 한국사무소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 하고있다. 블랙스톤


"우리는 여전히 한국 경제에 확신을 가지고 있다."

조지프 바라타 블랙스톤 글로벌 PE 전략 총괄은 최근 방한 일정 중 서울 종로구 블랙스톤 한국사무소에서 매일경제와 만나 "한국 대기업에 우호적인 파트너로서 입지를 다져갈 계획"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바라타 총괄은 세계 최대 대체투자사인 블랙스톤에서 사모주식투자를 총괄하고 있다. 그가 담당하는 조직의 운용자산(AUM)만 2100억달러(약 303조원)에 이른다.

바라타 총괄은 금리 인상기 쌓여 있던 M&A 대기 매물이 향후 몇 년간 본격적으로 소화될 것으로 진단했다. 그는 "최근 들어 주식 시장이 많이 회복된 데다 전 세계 경제가 비교적 괜찮은 상태인 만큼 기업들이 전략적 투자 기회를 계속 추구하고 있다"며 "트럼프 2기 출범으로 규제 환경이 보다 우호적이게 된 미국에서 특히 M&A가 활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블랙스톤이 가장 주목하는 테마는 생명과학 생태계 전반이다. 신약개발 관련 연구를 수행하는 외주업체나 관련 장비를 공급하는 업체, 물류 대행 기업 등이 이 생태계에 포함된다. 바라타 총괄은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바이오 기술 그리고 제약 관련 공급망에 투자하고 있다"며 "신약개발은 인구 고령화로 유망한 테마이기도 하고, AI나 빅데이터로 그 과정이 전보다 빠르게 혁신되고 있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과 전력 인프라도 블랙스톤의 주요 관심사다. 블랙스톤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데이터센터를 소유, 운영하는 업체로 꼽힌다. 그만큼 데이터센터 가동에 필요한 전력 인프라에도 적극 투자하고 있다.

바라타 총괄은 "발전시설은 물론 배전·송전 관련 시설, 그리고 서비스와 기술을 발전기업에 공급하는 생태계 전체에 투자하고 있다"며 "미국의 경우 수십 년간 전력 수요가 상승하지 않다가 최근 3% 상승 반전된 점이 유리한 테마로 보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은 블랙스톤 글로벌 PE 사업에서 4분의 1에서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가장 큰 투자 국가는 인도다. 바라타 총괄은 "이전까지는 서구권 기업에 핵심 서비스나 부품을 공급하던 인도 기업에 투자했다"며 "최근에는 헬스케어, 금융, 소비재와 같이 내수 시장을 겨냥한 기업에 컨트롤 바이아웃(경영권거래) 형태 투자를 늘렸다"고 소개했다. 일본과 한국에서는 주로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파트너 역할을 수행했다. 비핵심 계열사를 인수하거나, 가족 소유 기업에 기관투자자로서 사업을 발전시키는 데 참여하는 형태다.

지난해 7월 MBK파트너스에 지분 약 71%를 약 2조원에 매각한 국내 최대 의약품 유통업체 지오영이 대표적인 사례다. 바라타 총괄은 "창업자인 조선혜 회장과 함께 투자를 진행해 회사를 성장시키는 데 주력했다"며 "투자자를 위해 자금을 회수하려 기업을 매각해야 했지만 전보다 훨씬 훌륭한 기업으로 키워냈다"고 평가했다.

이후 지난해 11월 블랙스톤은 산업용 절삭공구업체 제이제이툴스 경영권 지분을 인수했다. 바라타 총괄은 "제이제이툴스는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기업"이라며 "한국 외 해외 사업, 특히 미국 시장 공략에 초점을 둘 예정"이라고 전했다.

향후에도 한국 시장에선 반도체·가전 등 기술력이 뛰어난 제조업을 투자 대상으로 눈여겨볼 계획이다. 바라타 총괄은 "한국은 반도체나 가전제품과 같은 산업 기술력이 뛰어난 아시아 4대 경제 대국"이라며 "지금까지 블랙스톤도 관련 분야 수출 위주 기업과 내수 위주 기업에 다양하게 투자해왔지만 지금도 두드러지는 분야는 산업 기술 분야로 보인다"고 짚었다.

그밖에 중국 시장에서는 내수 성장을 잘 활용할 기업을 눈여겨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바라타 총괄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PE 참여율을 살펴보면 한국이나 일본, 인도와 같은 아시아 지역은 여전히 성장할 여지가 남아 있다"고 짚었다.

블랙스톤은 이처럼 다양한 국가에 투자하고 있지만, PE 조직 자체는 전 세계적으로 단일하게 운영하고 있다. 핵심 테마를 중심으로 각국 PE 인력이 서로 활발하게 협력하는 구조다. 또한 피투자기업 경영관리를 위해 전사적으로 포트폴리오 오퍼레이션 그룹을 가동하고 있다. 이는 기능별로 조직돼 있다. 인재관리 영역에선 핵심 경영진 유치를 돕고, 지출관리·조달 영역에서는 여러 포트폴리오 기업이 공동구매를 추진해 비용을 효율화는 식이다. 바라타 총괄은 1998년 블랙스톤에 합류했다. 2002년 블랙스톤이 영국 런던에 첫 해외사무소를 개소할 당시 유럽 PE 사업을 개척한 인물로 꼽힌다.

[우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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