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 17조원 규모 감세안 발표…"중산층 세금 줄여 소비 늘린다"

납세 대상자 74%가 면세자…인프라 투자 같은 정부 지출 빠졌다는 지적도
박의래

입력 : 2025.02.02 13:22:01


인도 경제
2024년 12월 12일 인도 뭄바이 외곽 바얀다르 시장에서 사람들이 채소를 사고 있다.[EPA 연합뉴스 자료사진.재판매 및 DB 금지]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인도 정부가 중산층 소비를 늘려 경제 성장률을 끌어올리겠다며 약 17조원 규모의 감세안을 발표했다.

2일(현지시간) 힌두스탄타임스 등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전날 2025∼2026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 예산안을 공개하며 1조 루피(약 16조 8천500억원) 규모의 대규모 감세안을 내놨다.

이번 감세안의 핵심은 연 소득이 120만 루피(약 2천22만원) 이하인 사람은 사실상 소득세가 면제되도록 한 것이다.

현재 면세자 연 소득 기준은 70만 루피(약 1천180만원)다.

또 30%의 최고 소득세율이 적용되는 기준도 연 소득 150만 루피(약 2천530만원)에서 240만 루피(약 4천45만원)로 올리기로 했다.

이 경우 면세 혜택을 받는 납세자는 6천만명으로 1천만명 늘어나며 전체 납세 대상자의 74%가 면세자가 될 예정이다.

인도 정부는 소득세 수입이 줄지만, 중앙은행과 정부 소유 금융기관의 투자 수익이 늘어나 소득세 감면을 상당 수준 상쇄할 것이라며 2025∼2026회계연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 적자 비율은 4.4%로 이번 회계연도(2024년 4월∼2025년 3월·4.9%)보다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다.

인도 정부가 대규모 감세 정책을 내놓은 것은 세금 감면을 통해 소비를 늘려 경제 성장을 끌어 올리기 위해서다.

이번 회계연도 인도의 경제성장률은 6.4%로 예상된다.

코로나19 대유행 회복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2025∼2026회계연도 성장률 역시 6.3∼6.8% 성장할 것으로 보여 올해와 비슷할 전망이다.

이는 2047년까지 인도를 선진국으로 만들겠다며 이를 위해 연간 8%대 성장률을 유지하겠다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목표치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니르말라 시타라만 인도 재무부 장관은 이번 감세안을 통해 "중산층 세금을 실질적으로 줄이고 그들의 손에 더 많은 돈을 남겨줘 가계 소비와 저축, 투자를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 정부 발표에 대한 전문가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감세를 통한 소비 증가 유도는 긍정적이지만 인프라 투자 같은 대규모 정부 지출을 통한 경제 성장 전략은 빠졌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그룹 스탠다드차타드의 아누부티 사하이 이코노미스트는 "인도가 성장 동력을 공공 투자에서 소비 촉진으로 전환한 것은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한 적절한 시기"라고 평가했다.

반면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 인디아의 크리스티안 드 구즈만 수석 부사장은 "감세로 확보된 돈이 실제 소비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며 단기 효과를 내는 감세 정책보다는 인프라 개발에 대한 자본 지출이 지속 성장 촉진에 더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laecorp@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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