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 연초 수익률 글로벌 1위…투자자들은 아직 '신중 모드'

코스닥 7%·코스닥 5% 상승…거래대금·회전율은 제자리걸음국내기업 실적·트럼프 행정부 출범 불확실성에 경계감 높아
조민정

입력 : 2025.01.19 06:05:01


증시 (PG)
[박은주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한국 증시가 새해 들어 주요 국가 증시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거래대금·거래빈도는 여전히 부진해 지난 6개월간 이어진 약세장 이후 학습효과로 투자자들의 '신중 모드'가 발동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올해 1월 2일부터 17일까지 코스닥지수의 수익률은 6.79%, 코스피 수익률은 5.33%로 34개국의 국가대표지수 40개 중 1위와 2위에 자리했다.

글로벌 증시 상승 속에 나홀로 약세를 기록했던 지난해와는 정반대 분위기다.

지난해 매도 폭탄으로 국내 증시 약세의 단초를 제공했던 외국인도 새해 들어서는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8천238억원을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에 일조하고 있다.

약세장 속에 국내 주식 비중이 목표보다 낮아졌던 연기금도 1천400억원을 순매수하며 매수 행렬에 동참했고, 개인투자자도 5천139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여기에 지난해 초중반 증시 상승세를 이끌었던 SK하이닉스[000660]가 6개월 만에 21만원대를 회복하는 등 시총 상위주의 약진도 눈에 띈다.

그러나 국내 증시가 일시적 반등이 아닌 추세적 상승이라는 확신에 이르진 못한 분위기다.

약세장에서 쪼그라들었던 거래 규모가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9조1천735억원으로, 지난해 12월의 8조7천353억원보다는 다소 늘었으나 10월(9조7천068억원), 11월(9조9천214억원) 수준은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2∼9월까지 코스피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0∼13조원을 오갔다는 점을 감안하면 거래대금이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보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

상장주식의 거래 빈도를 나타내는 상장주식 회전율 역시 작년 연말 수준에서 크게 변화가 없다.

올해 들어 거래일 11일간 일평균 상장주식 회전율은 0.72로, 작년 12월(0.78%)이나 11월(0.76%)보다 낮다.

상장주식 회전율은 일정 기간의 거래량을 상장주식 수로 나눈 값으로, 회전율이 높으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 손바뀜이 활발했다고 볼 수 있다.

반대로 회전율이 낮으면 거래가 부진했다는 의미가 된다.

이 같은 통계는 결국 증시 강세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여전히 주식 투자에 신중한 상태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는 국내외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비상계엄 사태로 촉발된 국내 정치 불안은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진행 등으로 어느 정도 진정되는 양상이다.

반면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대외 불확실성에 대한 경계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첫날 100건 이상의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충격과 공포' 전략을 공언한 바 있다"며 "정책이 시장에 미칠 영향은 알 수 없지만, 시장은 최악의 시나리오로 불확실성을 선반영하며 긴장감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외에도 오는 24일 일본은행(BOJ)의 금리 결정, 국내 설 연휴 중 1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 국내 증시는 방향을 뒤흔들 수 있는 이벤트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우려가 컸던 국내 기업의 4분기 실적의 발표도 설 연휴를 앞두고 본격화된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확인 이후 미 국채 금리 상승세가 진정되면서 2,500대 후반까지 반등 여력은 형성된 것으로 판단한다"면서도 "1∼2월은 추세적인 자금 유입보다는 변동성 국면 전개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chomj@yna.co.kr(끝)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

01.19 11:33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