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성공한 강남 엔씨타워 입찰전…상업용 오피스 시장 양극화 진행되나
홍순빈 기자(hong.soonbin@mk.co.kr)
입력 : 2025.01.16 16:44:49
입력 : 2025.01.16 16:44:49
서울 오피스 거래시장의 양극화가 나타난다. 도심권역(CBD) 대형 매물들은 인기가 시들해진 반면 강남권역(GBD) 오피스들은 여러 잠재 매수자들이 앞다퉈 인수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진행된 엔씨타워 입찰에 원매자 8곳이 참여하며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운용사 중에선 HL리츠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 퍼시픽투자운용,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이 입찰에 참여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서울 강남 인근에 사옥을 찾고 있는 모바일 게임사 111%와 함께 컨소시엄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계 운용사인 케펠자산운용과 고(故) 주창균 일신제강 전 회장이 설립한 장학재단인 현송교육문화재단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현송교육문화재단은 2021년 서울 온수동 서울럭비경기장 부지를 서해종합건설에 5510억원에 매각하며 화제가 됐었는데 지난해에도 서울시청역 오피스인 씨티스퀘어 인수를 추진한 바 있다.
엔씨타워가 테헤란로 대로변에 있어서 서울 강남에 사옥을 수요로 하는 기업들을 임차인으로 유치하기 쉽고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수취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 원매자가 대거 등장한 것으로 해석된다.
원매자들이 제시한 가격대도 높은 편이다.
당초 IB업계에선 엔씨타워의 입찰가를 3.3㎡당 4000만원 초반 선으로 예상했지만 이보다 높은 3.3㎡당 4000만원 중반 선으로 가격대가 형성됐다.
지난해 매매가 완료된 강남역 인근 대형 프라임급 오피스인 삼성화재 본사사옥 ‘더에셋’의 거래가격과 유사한 수준이다.
연면적으로 환산하면 엔씨타워의 예상 매각가는 총 4500억원 수준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IB업계는 예상한다.
엔씨타워는 엔씨소프트가 옛 사옥으로 쓰던 건물로 2027년 준공 예정인 신사옥 건축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지난해 시장에 매물로 나온 자산이다.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 509에 소재해 있으며 지하 7층~지상 15층, 연면적 3만902㎡ 규모다.
조만간 엔씨소프트는 원매자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올해 서울 상업용 오피스 시장의 첫 입찰에서 흥행한 만큼 매물로 나온 다른 강남 오피스들도 흥행 기대감이 모아진다.
현재 입찰을 준비 중인 GBD 오피스 매물들은 삼성동 빌딩, BNK디지털타워, 강남N타워, 삼성동 위워크빌딩 등이다.
반면 광화문 인근의 CBD 오피스 시장 분위기는 좋지 않다.
지난해 광화문 대표 트로피에셋(상징성 있는 자산)으로 불리는 서울파이낸스센터(SFC)가 입찰을 진행했지만 원매자가 단 3곳에 그쳤고, 매각 측과의 눈높이 차이가 많이 나 결국 매각이 철회됐다.
페블스톤자산운용도 페블스톤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신탁 제9호로 보유한 서소문동 퍼시픽타워의 매각을 철회하고 펀드 만기 연장을 추진하고 있다.
현 시장 상황에서 소화하기 힘든 대형 물건이라는 점과 향후 CBD에 대량으로 공급되는 신축 오피스와 비교했을 때 인수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분석에 원매자들이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부동산 솔루션 기업 젠스타메이트에 따르면 2026~2030년 을지로 인근에 총 55만5371㎡(16만8000평) 정도의 오피스가 공급될 예정이다.
IB업계에선 향후에도 서울 주요 권역간의 오피스 선호 양국화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IB업계 관계자는 “실제 사옥 수요가 있는 SI(전략적투자자)들이 GBD의 중·소형 오피스 혹은 을지로에 들어서는 신축 오피스를 원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며 “상대적으로 오래 되고 규모가 큰 CBD 오피스 물건들을 꺼리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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