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 이자부담 덜고 내수회복 기대" '최악 한파' 건설경기에 도움될 듯

손동우 기자(aing@mk.co.kr), 최예빈 기자(yb12@mk.co.kr)

입력 : 2024.11.28 17:53:23 I 수정 : 2024.11.28 17:56:09
고금리 장기화 시행사 자금난
건설부진에 고용까지 직격탄
한은 금리인하 방향 잡은 만큼
은행 가산금리 인하 여지 생겨




◆ 한은 2연속 금리인하 ◆



한국은행이 시장의 예상을 뒤집고 기준금리를 2회 연속 '깜짝' 인하하자 건설업계와 부동산 시장은 반색하는 분위기다. 부동산금융(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공사비 급증에 따른 건설 지연 등에 발목을 잡힌 경기에 숨통이 트일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시행사가 땅을 사는 데 쓰는 대출(브리지론) 금리는 10%대 초반, 실제 공사 대출(본PF) 금리는 8~9%대다. 시행사가 이자가 비싼 브리지론부터 상환하고 공사를 시작한 후 분양대금을 받아 본PF를 갚고 수익을 내는 방식인데, 최근 2~3년간 금리가 뛰면서 시행사 자금흐름이 매우 나빠진 상태다.

내수 핵심인 건설 투자는 부동산 경기 부진 때문에 계속 위축돼 왔다. 건설 업황을 보여주는 지표가 모두 부진하다. 올해 1~9월 누적 건설 수주액은 137조932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줄었다. 9월 건설기성액(공사 현장별 실적 합계)은 전년 동기 대비 12.1% 감소했다.

일자리도 직격탄을 맞았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국내 1인 이상 사업체의 종사자는 2017만3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만2000명(0.5%)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일자리 증가폭이 10만명을 밑도는 것은 2021년 3월 이후 처음이다.

특히 건설업에서 5만명(3.3%)이 감소했다. 내수 부진에 따라 도소매업과 숙박업도 각각 0.9%, 1.7% 줄어들었다. 고용부 관계자는 "건설 경기가 좋지 않아 건설업 종사자 수가 줄어든 것이 전체 증가폭 둔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한은이 통화정책 방향을 '금리 인하'로 굳힌 만큼 금융권 가산금리가 조정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현재 은행권에서 인위적으로 가산금리를 높여 연 4% 수준에 대출 금리가 머무르고 있는데, 내려갈 여지가 생겼다는 것이다.

한은이 전날 발표한 '10월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금리는(신규 취급액 기준) 4.05%로, 전월 대비 0.31%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12월(4.16%) 이후 처음으로 4%대를 넘어섰다.

위축된 주택 매매 시장을 단번에 돌려세우기가 쉽지 않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금리 문제뿐 아니라 대출 규제, 가격 급등 피로감 등이 복합적으로 얽힌 결과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전후 미국의 시장금리 향방이라는 변수까지 추가됐다. 대다수 예상대로 미국 시장금리가 오르고 환율이 급등(원화값 하락)하면 한국이 금리를 낮추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된다. 집값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9월에 이어 10월에도 3000건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28일 기준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3665건이다. 올해 5월부터 7월까지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매달 6000~8000건에 달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 빅데이터랩장은 "겨울이라는 계절적 비수기에 금리 인하에도 주택 시장의 숨 고르기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손동우 기자 / 최예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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