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론 비중 43%' OK캐피탈, 잠재부실여신도 급증

입력 : 2023.07.06 16:32:25
제목 : '브릿지론 비중 43%' OK캐피탈, 잠재부실여신도 급증
신평사 줄줄이 신용등급 '하향 조정'

[톱데일리] 최근 신용평가사들이 OK캐피탈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과 브릿지론 등 부동산 금융 자산 비중이 큰 탓에 신용위험이 높아졌다는 판단에서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OK캐피탈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한신평은 기존 'A-/부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하향했고, 한기평은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등급전망을 변경했다.

두 신평사는 모두 공통적으로 '부동산금융'을 등급 하향 조정의 원인으로 꼽았다. OK캐피탈이 부동산 관련 대출 비중이 높아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OK캐피탈의 지난 3월 말 기준 부동산 관련 대출은 총 1조881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영업자산의 55.8%가 부동산금융으로 이뤄진 셈이다. 부동산 관련 자산을 자세히 살펴보면 ▲부동산PF 3452억원 ▲브릿지론 1조4610억원 ▲기타 부동산담보대출 748억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문제는 브릿지론이다. OK캐피탈 부동산 관련 대출의 77.7%를 차지하고 있는 브릿지론은 신용도가 낮은 시행사가 본 PF 대출을 받기 이전에 고금리로 대출을 받는 것을 말하는데, 최근 부동산 시장 위축으로 브릿지론이 본PF로 전환하는 비율이 매우 낮아지고 있다.

본PF로 전환하지 못하면 브릿지 여신들은 만기가 도래할 때마다 연장을 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회수 가능성도 함께 낮아진다. 실물을 담보로 하는 게 아니라 미래 개발 가치를 판단해 사실상 담보 없이 돈을 빌려주는 방식이라 부동산 시장이 시들해지면 손실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OK캐피탈의 경우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금융의 80% 중후순위에 몰려있다. 본PF의 경우에는 전체 대출 가운데 97.8%가 중후순위 대출이다. 분양 전 사업장까지 포함해 분양률 60% 미만인 사업장 비중도 82.7%로 매우 높은 편이다. 중후순위 비중이 크면 자금회수에 그만큼 취약한 구조란 얘기다.

이런 상황은 실제 건전 성 지표에도 나타나고 있다. OK캐피탈의 올해 3월 말 기준 연체율은 7.5%,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4.5%로 집계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각각 6.6%p(포인트), 3.57%p 급증한 것이다. 같은 기간 같은 신용등급의 캐피탈사 평균 연체율이 2.7%란 점을 고려하면 캐피탈사 가운데서도 높은 수준이다.

리스크가 큰 부동산금융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서 그만큼 대손상각비 발생도 커 수익성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대손비용은 898억원으로 OK캐피탈은 23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296억원의 순이익을 거둔 것과 대비된다.

갑작스레 대손비용이 크게 발생한 건 요주의여신 때문이다. 요주의여신은 '잠재부실여신'이라고도 불리는데, OK캐피탈의 요주의이하여비율은 11.8%에 달한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OK캐피탈의 주요 영업자산인 브릿지 여신의 만기연장이 이어지고 있어 자산 회수 스케줄이 지연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신규 자산 취급을 중단했지만 기존 취급하던 여신들의 부실발생 가능성이 내재돼있어 단기간 내 수익성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톱데일리
윤신원 기자 yoon@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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