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내내 금리 동결 파월…9월 인하에도 ‘글쎄’, 뉴욕증시 급락

임성현 특파원(einbahn@mk.co.kr)

입력 : 2025.07.31 05:21:04
연준, 기준금리 4.25~4.5% 유지
파월 “관세 빼도 지금 물가 높아”
9월 인하설에 “아직 결정안해”
“인하 빠르면 인플레 못잡아”
패드워치, 9월 인하 65%->48%
뉴욕증시 파월 발언에 급락
FOMC 균열 드러내며 9월 인하 불씨도
트럼프 측 보우먼, 윌러 이사 인하 주장
1993년 이후 2명 이상 반대 처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좌측)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방위 압박에도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5연속 동결했다. 특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더 강력한 관세발 인플레이션 차단 의지를 밝히며 9월 인하에도 우호적인 발언을 내놓지 않으면서 뉴욕증시는 하락세도 돌아섰고 채권금리도 일제히 상승했다. 다만 32년만에 처음으로 연준 금리결정에 2명 이상이 반대의견을 내면서 9월 인하에 힘을 싣는 분위기도 여전하다.

30일(현지시간) 연준은 30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기준금리를 기존 4.25~4.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1, 3, 5, 6월에 이어 5번째 연속 동결이다.

당초 금리 동결이 예상됐던 만큼 이날 시장의 관심은 파월 의장의 ‘입’에 쏠렸다. 9월 인하 쪽으로 좀더 선회하는 발언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됐지만 파월은 “최근 물가상승이 일시적”이라면서도 “관세 영향을 배제하더라도 지금 물가는 목표치보다 높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대고용과 물가안정이라는 이중목표 모두 리스크가 있는데 인플레가 목표치에서 더 멀리 떨어져 있다”며 “그래서 낮추려는것”이라고 강조했다.

9월 금리인하에 대해서도 파월 의장은 “관세 인상이 일부 상품 가격에 더 명확하게 나타나기 시작했지만 경제 활동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전반적인 영향은 아직 지켜봐야 한다”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면서 “금리인하를 너무 빠르게 하면 인플레이션을 완전히 해결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반대로 금리인하를 너무 늦게하면 노동시장에 불필요한 피해를 주기 때문에 두가지를 고려해 적절한 타이밍에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지만 9월 인하에 의지를 보이지 않은 것으로 해석되면서 시장은 곧바로 하락세도 돌아섰다.

이날 뉴욕증시는 파월 의장 발언에 일제히 하락하며 혼조세를 나타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0.12% 내린 6362.92를 기록했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0.38%) 하락한 4만 4461.28에 거래를 마감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장 막판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 실적 기대감에 낙폭을 회복하면서 0.15% 오른 2만 1129.67에 장을 마쳤다.

패드워치에 따르면 전날까지만 해도 9월 인하 확률이 64.6%였지만 이날 파월 발언 이후 48.1%로 뚝 떨어졌다. 반면 동결 가능성은 35.4%에서 51.9%로 뛰었다.

연준은 FOMC 이후 성명에선 6월에 비해 경기위축에 힘을 실었다. 연준은 “최근 지표는 상반기 경제 활동 성장이 둔화되었음을 시사한다”며 “실업률은 여전히 낮고 노동 시장 상황은 견고하다.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다소 높다”고 밝혔다. 앞선 6월 회의에서 “경제가 견고한 속도로 계속 확장되고 있다”고 밝힌바 있다.

또 이번 성명에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remains elevated)”고 밝혔는데 앞서 6월 회의땐 “불확실성이 줄었지만 여전히 높다(disminished but remains elevated)”고 한 것에 비해선 낙관적인 분위기가 다소 약화됐다는 평가다.

이때문에 관세발 인플레이션이 어느정도 확인되면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여전하다. 이날 연준은 12명 위원 중 9 대 2로 금리동결을 결정했다. 연준 금리결정에 2명 이상이 반대한 것은 1993년 이후 처음이다. 그동안 꾸준히 인하 입장을 밝혀왔던 미셸 보우먼과 크리스토퍼 월러 위원은 예상대로 0.25%포인트 인하를 주장했다. 보우먼 이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인사이고 윌러는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한편 파월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불편한 관계에 대해서도 정면 돌파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막대한 재정적자 이자비용 감축을 위한 정부의 금리인하 압박에 대해 파월 의장은 “(통화정책이) 정부에 어떤 비용을 초래하는지 고려하지 않는다”며 “의회가 우리에게 부여한 도구에는 그런게 없다. 어떤 선진국의 중앙은행도 그런 행동을 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중앙은행의 독립성에 대한 소신도 피력했다. 그는 “독립적인 중앙은행은 대중에게 큰 혜택을 주기 때문에 존중돼야 한다”며 “전세계적으로 여러 국가들에서 중앙은행 독립성을 잘 보호하고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한발 더 나아가 그는 “독립성이 없었다면 금리를 활용해 선거 결과에 영향을 줄 있는데 그래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을 정면으로 겨냥한 발언이다.

앞서 이날 발표된 미국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3.0%를 기록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이 금리를 내려야 한다”며 마지막까지 압박하기도 했다.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

08.01 00:12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