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테크+] "해저 9천532m에서 화학반응으로 에너지 얻는 생물군집 발견"

中 연구팀 "쿠릴-캄차카·알류샨 해구서 화학합성 생물군집 다수 확인"
이주영

입력 : 2025.07.31 05:00:02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북서 태평양의 수심 9천532m에 이르는 해구(ocean trench) 바닥에서 화학반응으로 에너지를 얻는 튜브웜(관벌레)과 연체동물 등 극한 환경에서 살 수 있는 생물들이 다수 발견됐다.

해저 9천532m에서 발견된 다모류 동물(흰색)과 튜브웜
북서 태평양 쿠릴-캄차카 해구와 서부 알류샨 해구에서 가장 깊은 해저 9천532m에서 발견된 다모류 동물(흰색.polychaete.길이 약 6.5㎝)과 직경 약 1㎜, 길이 20~30㎝의 튜브 형태 고착성 동물인 튜브웜(관벌레.frenulate siboglinids).튜브웜은 해저 바닥에서 화학합성을 통해 에너지를 얻는 군집 생물이다.[Nature, Mengran Du et al.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중국과학원(CAS) 심해과학공정연구소(IDSSE) 멍란 두 박사팀은 31일 과학저널 네이처(Nature)에서 유인 심해잠수정으로 북서 태평양 쿠릴-캄차카 해구와 알류샨 해구를 탐사, 5천800~9천533m 심해에서 화학합성 생명체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발견은 탐사 해역과 다른 해구 지역의 지질학적 유사성 등을 고려할 때, 이 같은 화학합성 기반 생물 공동체가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널리 퍼져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심해 같은 극한 환경에 사는 생물들은 광합성을 기반으로 한 지상이나 수중 동식물과는 다른 다양한 방식으로 에너지를 생성하도록 적응해야 한다.

화학합성 기반 생물공동체는 햇빛이 필요한 광합성이 아닌 화학반응에서 에너지를 얻는데, 이런 생물체는 황화수소와 메탄 같은 화학물질이 스며 나오는 심해 서식지에서 발견될 수 있다.

연구팀은 지구상 바다에서 가장 깊은 부분 중 일부인 수심 수천m 이상의 해대 해구(Hadal trenches)는 여전히 대부분 탐사되지 않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심해탐사 중인 유인 잠수정 펀더우저호
[Institute of Deep-sea Science and Engineering, CAS (IDSSE, CAS)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이들은 이 연구에서 심해 유인 잠수정 펀더우저호(Fendouzhe)를 이용해 북서태평양 쿠릴-캄차카 해구와 알류샨 해구를 따라 2천500㎞ 이상을 탐사했다.

펀더우저호는 조종사와 연구자 3명을 태우고 심해에서 영상촬영, 시료 채취, 해저 생물·지질 분석 등을 할 수 있는 잠수정으로 마리아나 해구에서 1만909m 깊이까지 잠수한 바 있다.

연구팀은 수심 5천800m에서 9천533m에 이르는 심해에서 시보글리니드 다모류(siboglinid polychaetes)로 불리는 해양 튜브웜과 조개류 같은 연체동물이 군집을 이루고 있는 서식지를 다수 발견했다.

이들 동물은 북태평양판과 오호츠크판 및 베링해판이 충돌하는 단층에서 스며 나오는 황화수소와 메탄을 이용해 에너지를 합성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메탄은 퇴적물에 존재하는 유기물 내 미생물 작용으로 생성된 것으로 보인다.

해저 5천800~9천533m에서 발견된 튜브웜과 연체동물 군집
[Institute of Deep-sea Science and Engineering, CAS (IDSSE, CAS)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연구팀은 이 발견은 심해 생물군집이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널리 퍼져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하고 심해 생태계에 대한 기존 관점에 도전하는 것이라며 극한 환경에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에 대한 새로운 시사점을 준다고 말했다.

◆ 출처 : Nature, Mengran Du et al., 'Flourishing chemosynthetic life at the greatest depths of hadal trenches',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5-09317-z scitech@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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