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흑연 때린 트럼프…韓 2차전지株 날았다

추동훈 기자(chu.donghun@mk.co.kr), 김제림 기자(jaelim@mk.co.kr), 최현재 기자(aporia12@mk.co.kr)

입력 : 2025.07.18 17:52:16 I 수정 : 2025.07.18 19:31:39
저가수출에 맥못추던 한국산
반덤핑 관세 부과로 반사이익
2차전지株 저점매수세 몰려
포스코퓨처엠 하루 20% 올라
리튬값 올라 화학株 동반상승






18일 국내 증시에서 2차전지 관련주들이 모처럼 만에 반등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배터리 핵심 소재인 중국산 흑연에 90%가 넘는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최근 이어진 리튬 가격 상승까지 더해지면서 관련주들 주가가 크게 올랐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미국 상무부는 중국산 고순도 흑연에 93.5%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는 예비 판정을 내렸다. 중국이 불공정하게 보조금을 지급해 자국 흑연 산업을 육성했다는 이유에서다. 중국산 흑연에 대한 반덤핑 관세 부과 최종 결정은 오는 12월 5일을 전후로 이뤄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내 배터리 소재사들이 얻을 반사효과에 18일 포스코퓨처엠은 전일 대비 19.59% 올랐다. 관세 여파로 중국산 음극재의 가격 경쟁력이 일부 상실되는 만큼 국내서 유일하게 음극재를 생산하고 있는 포스코퓨처엠에는 호재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향후 미국의 관세 가이드라인을 맞추기 위한 국내 기업에 대한 수요 증가가 점쳐진다. 이 밖에 중국 리튬 기업들이 감산에 돌입하며 리튬 가격이 지난 4월 이래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오르자 이날 PI첨단소재가 15.12%, 코스모화학이 6.28% 상승하는 등 화학주들이 강한 반등세를 보였다.

실제 포스코퓨처엠은 그간 중국산 음극재보다 가격이 40~50%가량 비싸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판매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특히 미국 정부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을 받기 위해 중국산 흑연 등 핵심광물 사용을 금지하는 규제를 내놓기도 했지만 2026년까지 해당 규제를 유예하며 오히려 미국 현지에선 중국산 음극재 사용을 더 늘리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이러한 규제의 역설로 포스코퓨처엠은 지난해 음극재 공장 가동률이 30% 아래로 떨어지며 어려움을 겪어 왔다. 하지만 이번 반덤핑 관세 같은 규제가 시행될 경우 국내 전기차 배터리 소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만큼 시장에서 기대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다만 일각에선 이날 2차전지주들의 주가 급등이 실제 실적 기대감보다는 최근 급상승한 일부 업종의 차익 실현 과정에서 그간 소외됐던 이들 종목으로 순환매가 일어난 영향이 작지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그간 랠리에서 소외된 삼성전자, 바이오주 등의 주가가 움직이는 상황에서 리튬 가격 상승, 중국산 흑연 반덤핑 관세까지 더해져 2차전지주에 순환매 수요가 집중되는 기폭제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번 미국 정부의 중국산 흑연 반덤핑 관세 조치로 인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도 공급망 재편 전략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이들 기업에 IRA 세액공제 요건 충족은 최대 관심사다. 국내 배터리사는 중국 의존도가 높은 흑연 등 소재·부품에 대한 공급처 다변화 및 현지 조달 역량 강화를 추진 중이다. 이날 포스코퓨처엠은 올해 2분기(연결 기준) 실적을 발표했는데 매출 6609억원, 영업이익 7억7000만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27.9%, 71.8% 감소했다.

[추동훈 기자 / 김제림 기자 / 최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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