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올해 韓잠재성장률 1%대로 하향 전망

전경운 기자(jeon@mk.co.kr), 이지안 기자(cup@mk.co.kr)

입력 : 2025.07.07 15:58:18
올해 추정치 2%→1.9% 하향
2년전에도 1%대 전망후 올려
인구·가계부채 등 구조적 문제
정부도 성장률 전망 크게 낮출듯
“과감한 구조개혁 필요한 시점”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당장 올해부터 1%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국제기구의 암울한 분석이 나왔다. 한국 경제의 성장 엔진이 예상보다 훨씬 급격하게 식고 있다는 의미로, 저출산·고령화 등 구조개혁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6월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을 1.9%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내놓은 2.0%보다 0.1%포인트 떨어진 전망치다.

잠재성장률은 한 국가가 물가를 자극하지 않고 노동·자본 등 모든 생산요소를 동원해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성장 수준을 뜻한다. 이 지표가 2% 아래로 떨어진다는 것은 성장 잠재력이 구조적으로 취약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OECD는 매년 2회 경제전망 보고서를 내면서 전망치를 조정하는데, 최근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1%대로 전망하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OECD는 지난 2023년 6월 발표한 보고서에서도 2023년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1.9%로 내렸다가 1년 만에 2.0%로 상향 조정했다.

가장 최근 자료인 이번 보고서가 나오기 전까지도 OECD는 내년부터 잠재성장률이 1.98%로 2%를 밑돌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국가 경제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 없이 한국의 잠재성장률 하락은 시간문제일 뿐이라는 얘기다.

경제가 성숙 단계에 들어서면서 잠재성장률은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긴 하지만 한국은 특히 하락세가 가파른 게 문제점으로 지목된다. 한국은 세계 1위 경제 대국인 미국(2.1%)보다도 잠재성장률 전망치가 낮다. 오히려 캐나다, 이탈리아, 영국은 2021년 이후 잠재성장률이 반등하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정부도 이같은 상황을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2일 유럽중앙은행(ECB) 포럼에 참석해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2%를 꽤 밑돌고 있다”고 발언하는 등 이미 한은 내부에서도 잠재성장률이 2%를 밑돌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잠재성장률 하락에 인구 감소, 생산성 하락, 산업 전환 등 구조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 만큼 한은이 단기적 경기 부양책보다 구조개혁을 강조하는 이유다. 이재명 대통령도 ‘잠재성장률 3% 진입’을 공약으로 내세우는 등 새 정부도 경제 성장을 위한 기업 투자환경 개선, 혁신 산업 육성 등 다양한 대책을 최우선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부는 이르면 이달 말 발표 예정인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8%에서 1% 수준으로 크게 낮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관세정책 등 대외 여건 악화와 내수 부진 등의 영향이 반영된 결과다. 정부는 당초 성장률을 0%대까지 낮추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약 31조원 규모의 2차 추가경정예산 효과 등을 고려해 최종 전망치를 1% 안팎으로 조정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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