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입장에서 느꼈던 불편함 개선했더니 사업 성장했죠”

이진한 기자(mystic2j@mk.co.kr)

입력 : 2025.07.06 16:07:45
‘니가 뭘 해봤다고 창업이니?’ 출간 구교찬 스톡홀름샐러드 대표
건강관리 위해 선택했던 샐러드
단점에 주목해 모교 주변서 창업
소비자 시선에서 메뉴·가격 결정
알바로 사업 노하우 체험 조언도
‘건강한 삶’ 공감대로 사업 확장


구교찬 스톡홀름 샐러드 대표가 서울 관악구에 있는 신림점 매장에서 샐러드를 담고 있다. [이승환기자]


처음에는 건강 관리를 위해 샐러드를 먹었다. 먹다 보니 불편한 점들이 보였다. 비싼 가격에도 원하지 않는 재료는 뺄 수 없다는 것이 불합리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직접 자신만의 가게를 차렸다. 뷔페식이면서 무게당 가격으로 판매한다는 콘셉트가 핵심이었다. 대구시 경북대 인근에서 시작한 13평 매장은 3년 뒤 전국에 매장을 내는 프랜차이즈가 됐다. 구교찬 ‘스톡홀름샐러드’ 대표 이야기다.

구 대표는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내가 먹고 싶은 만큼, 저렴한 가격으로, 원하는 재료로만 샐러드를 재창조하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다”며 “분야는 다르지만 ‘같은 제품이라도 내가 직접 조립한 가구가 그냥 산 것보다 예뻐보인다’는 ‘이케아 효과’를 참고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처음에는 닭가슴살 같은 비싼 재료만 많이 담으면 어떡하나 싶었지만 실제로 보니 고객들은 골고루 담는 것을 더 선호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자신의 창업 경험을 ‘니가 뭘 해봤다고 창업이니?’라는 제목의 책으로 묶은 구 대표는 대학을 중퇴하고 시장에 뛰어든 청년 창업가다. 경북대 재학 시절 군복무를 끝내고 1년여간 경기도 일산에서 생활하면서 학업보다는 창업에 자신의 길이 있다고 판단하고 내린 결정이다. 2019년부터 스톡홀름샐러드를 운영하면서 ‘노 스터디 카페’를 표방한 ‘코펜하겐커피’와 파이 전문 대형카페 ‘캐빈커피’ 등의 브랜드도 만들었다.

구 대표는 “여러가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고객을 응대할 때 정말 행복하다’는 감정을 느꼈다”며 “아무도 시키지 않았지만 외국인 손님에게까지도 좋은 인상을 남기고 싶어 영어로 응대하는 방법을 연습했을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처음 창업한다고 밝혔을 때에는 가족들조차 많이 반대했다. 하지만 포기하더라도 직접 경험하고 포기하자는 심경으로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시작은 어려웠다. 창업 자금부터 턱없이 부족했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모은 돈과 아버지에게 손 벌린 돈을 합쳐도 2500만원 정도가 전부였다. 가게 보증금만 최소 1000만원이 넘는 상황에서 매장 인테리어와 메뉴 개발, 원재료 수급까지 마쳐야 했다. 대신 발품을 팔아가며 이미 활성화된 상권 대신 잠재력이 높은 위치에 자리를 잡았다. 인테리어는 물론 비품 제작까지 최저가를 알아보며 직접 해결했다.

구 대표는 “방충 장치를 셀프로 설치하려고 망치질을 하다 파편이 눈에 박혀 크게 다칠 뻔한 적도 있었다”며 “하지만 ‘내가 고객이라면’ 되뇌면서 소비자의 시선에서 매장부터 메뉴, 가격까지 책정하고자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또 “메뉴만 하더라도 처음 매장을 열었을 때는 단촐했지만 손님들의 조언을 받아 늘려갔다”며 “스톡홀름샐러드 창업 전 길에서 수제요거트를 팔다가 실패했던 경험도 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구교찬 스톡홀름 샐러드 창업자. 2025.6.20 [이승환기자]


개점 후 자리를 잡고 점포를 늘리는 과정도 쉽지 않았다. 팬데믹으로 매장 영업에 차질을 빚으면서 큰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방역 작업에 매진하는 의료진에게 샐러드를 기부하고, 배달 음식에 늘어난 ‘확찐자’들을 대상으로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활로를 찾았다. 구 대표는 “버려지는 식자재를 보면서 왜 ‘음식 재사용’ 유혹이 생기는지 체감했다”며 “기부는 그날의 음식을 마지막까지 가치 있게 쓰면서 유혹을 떨치고 기쁨을 느끼게 했다”고 돌이켰다.

창업을 준비하면서 소비자의 시선을 체감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구 대표는 해당 업종에서의 아르바이트 경험을 대안으로 꼽았다. 다만 배우기 위한 아르바이트는 최대 1년이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르바이트 기간이 길어지면 직원으로서의 마인드만 굳어질 뿐”이라며 “매장을 열 때부터 닫을 때까지 모든 시간대를 경험하고, 신메뉴 개발 과정에 동참하면서 사업을 간접적으로 경험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부연했다.

구 대표는 현재 스톡홀름샐러드를 ‘건강한 삶’이라는 가치를 공유하는 플랫폼으로 한 단계 끌어올리는 작업에 착수하고 있다. 대구에 있는 15호 매장을 60평 크기의 대형 매장으로 설정하고 매장명도 ‘스톡홀름S’로 차별화했다. 그는 “매장을 러닝크루는 물론 북클럽 같은 오프라인 모임 공간으로도 운영 중”이라며 “인근 헬스장과는 운동 인증 시 커피를 무료 제공하는 등의 이벤트로 휴먼컨택트를 극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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