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울산!] 하이브리드 부품으로 선박배관 부식ㆍ파손 막는다
금속·산업용 섬유 조합해 교체주기 4배로…해경 선박 고충 해결조선소 연구원 출신 김상림 칸엔지니어링 대표 "해군 함정에도 적용 목표"
장지현
입력 : 2025.06.30 07:00:05
입력 : 2025.06.30 07:00:05
[※ 편집자 주 = 울산은 '산업 수도'로 명성을 이어왔습니다.
자동차·조선·석유화학 등 우리나라 주요 산업을 이끌어온 대기업이 토양을 닦은 곳이지만, 이제는 스타트업도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새로운 지역 경제의 씨앗을 뿌리고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울산 지역 스타트업을 소개하고 도전을 응원하는 기획기사를 매월 한 꼭지 송고합니다.]

메탈 코어드 패브릭 익스팬션 조인트 구조도
[칸엔지니어링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연합뉴스) 장지현 기자 = "궁금하면 직접 현장에서 뛰어 봐야죠.
그래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지난 24일 울산 북구청년창업지원센터에서 만난 신소재 조선기자재 부품업체 칸엔지니어링의 김상림 대표는 자신을 '현장형 문제 해결자'라고 소개했다.
칸엔지니어링은 진동과 부식에 강한 고기능성 신소재를 바탕으로 선박용 배관 부품을 개발·생산하는 스타트업이다.
울산에 거점을 두고 2020년 설립돼 2022년부터 북구청년창업지원센터에 입주해 있다.
창업자인 김상림 대표는 경남 통영의 한 조선소 자동화 연구원 출신으로, 현장 중심의 기술개발과 문제해결 역량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대표 제품은 '메탈 코어드 패브릭 익스팬션 조인트'로, 선박 엔진의 진동과 고온 환경에 최적화된 배관 연결 부품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한다.
금속 삽관과 산업용 섬유를 조합한 하이브리드 구조로 설계돼, 고온의 배기가스를 전달하면서도 해수 유입에 따른 부식을 견디고 엔진 진동을 흡수해 배관 파손을 막는다.

칸엔지니어링이 개발한 패브릭 익스팬션 조인트
[촬영 장지현]
이 제품은 기존 부품인 금속 벨로즈(Bellows·엔진의 진동을 흡수해 배관 손상을 방지하는 부품)가 가진 내식성 부족, 잦은 파손 등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고안됐다고 한다.
김 대표는 "보통 금속 벨로즈는 6개월 정도면 교체해야 했지만, 우리 제품은 2년 이상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손으로 들 수 있을 정도로 무게도 가벼워 좁은 공간에서의 설치 편의성도 대폭 향상됐다고 덧붙였다.
제품 개발 계기는 2022년 중소벤처기업부의 '대·중·소 상생협력 지원 사업'에 참여하면서다.
당시 5천만원을 지원받은 칸엔지니어링은 선박 엔진의 고온과 압력, 진동을 견디는 벨로즈를 6개월 안에 제작해야 했다.
참여 업체 중 유일하게 제품 제작에 성공한 것이 계기가 돼 지금까지도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 꾸준히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울산 북구청년창업지원센터에 마련된 칸엔지니어링 공장
[촬영 장지현]
이후 수십 차례의 실험과 연구 끝에 최근엔 해양경찰청 경비함정에도 부품을 공급하는 성과를 거뒀다.
김 대표에 따르면 경비함정은 굴뚝을 위로 세우는 일반 상선과 달리 함체 옆쪽에 수평 방향으로 배기관을 설치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적외선 탐지를 피하고 기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설계이지만, 구조상 배기구가 해수면과 가까워 바닷물이 역류해 유입되는 일이 잦다.
이 때문에 배기관을 연결하는 기존 금속 벨로즈 부품에는 염분에 의한 부식과 균열, 파공이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심하면 단 한 번 출항 후 유지·보수 작업을 해야 할 정도였다.
그는 "2023년 하반기부터 해경 정비창을 드나들며 현장 문제점을 들어보니, 부식으로 파손된 부품을 교체하는 작업이 반복돼 정비 인력의 고충이 상당했다"고 말했다.

칸엔지니어링 '패브릭 익스텐션 조인트' 제품 타입
[칸엔지니어링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처음부터 모든 과정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조선소에서 자동화 연구원으로 일하던 김 대표는 2010년대 후반기 시작된 조선업 불황과 구조조정 여파 속 조선업계를 떠났다.
조선소 경험을 살려 창업을 결심한 뒤에도, 마땅한 공간이 없어 시골집 앞마당에서 실험하고 생산은 외주를 맡겨야 했다.
각종 박람회장에서 고객을 만나 현장의 불편함을 직접 듣고 찾아가 기술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를 반복했다.
그는 "기술은 종이 위에서만 완성되지 않는다"며 "재료를 직접 만지고 고객의 불편을 몸으로 겪어야 답이 나온다"고 강조했다.
제품 고도화를 위한 끊임없는 시도와 현장 연구 끝에 올해 2월에는 특허 출원까지 마쳤다.
조달청 혁신제품으로 지정되는가 하면, 울산국방벤처센터 협약기업으로도 선정됐다.

제품 설명하는 칸엔지니어링 김상림 대표
[촬영 장지현]
김 대표는 기술을 더 고도화해 해양경찰청 납품을 안정화하는 것을 넘어 해군 함정에까지 적용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앞으론 내열성과 경량성을 더 높인 모델을 개발해 세계 시장으로 진출할 계획도 갖고 있다.
jjang23@yna.co.kr(끝)
자동차·조선·석유화학 등 우리나라 주요 산업을 이끌어온 대기업이 토양을 닦은 곳이지만, 이제는 스타트업도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새로운 지역 경제의 씨앗을 뿌리고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울산 지역 스타트업을 소개하고 도전을 응원하는 기획기사를 매월 한 꼭지 송고합니다.]

[칸엔지니어링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연합뉴스) 장지현 기자 = "궁금하면 직접 현장에서 뛰어 봐야죠.
그래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지난 24일 울산 북구청년창업지원센터에서 만난 신소재 조선기자재 부품업체 칸엔지니어링의 김상림 대표는 자신을 '현장형 문제 해결자'라고 소개했다.
칸엔지니어링은 진동과 부식에 강한 고기능성 신소재를 바탕으로 선박용 배관 부품을 개발·생산하는 스타트업이다.
울산에 거점을 두고 2020년 설립돼 2022년부터 북구청년창업지원센터에 입주해 있다.
창업자인 김상림 대표는 경남 통영의 한 조선소 자동화 연구원 출신으로, 현장 중심의 기술개발과 문제해결 역량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대표 제품은 '메탈 코어드 패브릭 익스팬션 조인트'로, 선박 엔진의 진동과 고온 환경에 최적화된 배관 연결 부품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한다.
금속 삽관과 산업용 섬유를 조합한 하이브리드 구조로 설계돼, 고온의 배기가스를 전달하면서도 해수 유입에 따른 부식을 견디고 엔진 진동을 흡수해 배관 파손을 막는다.

[촬영 장지현]
이 제품은 기존 부품인 금속 벨로즈(Bellows·엔진의 진동을 흡수해 배관 손상을 방지하는 부품)가 가진 내식성 부족, 잦은 파손 등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고안됐다고 한다.
김 대표는 "보통 금속 벨로즈는 6개월 정도면 교체해야 했지만, 우리 제품은 2년 이상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손으로 들 수 있을 정도로 무게도 가벼워 좁은 공간에서의 설치 편의성도 대폭 향상됐다고 덧붙였다.
제품 개발 계기는 2022년 중소벤처기업부의 '대·중·소 상생협력 지원 사업'에 참여하면서다.
당시 5천만원을 지원받은 칸엔지니어링은 선박 엔진의 고온과 압력, 진동을 견디는 벨로즈를 6개월 안에 제작해야 했다.
참여 업체 중 유일하게 제품 제작에 성공한 것이 계기가 돼 지금까지도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 꾸준히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촬영 장지현]
이후 수십 차례의 실험과 연구 끝에 최근엔 해양경찰청 경비함정에도 부품을 공급하는 성과를 거뒀다.
김 대표에 따르면 경비함정은 굴뚝을 위로 세우는 일반 상선과 달리 함체 옆쪽에 수평 방향으로 배기관을 설치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적외선 탐지를 피하고 기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설계이지만, 구조상 배기구가 해수면과 가까워 바닷물이 역류해 유입되는 일이 잦다.
이 때문에 배기관을 연결하는 기존 금속 벨로즈 부품에는 염분에 의한 부식과 균열, 파공이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심하면 단 한 번 출항 후 유지·보수 작업을 해야 할 정도였다.
그는 "2023년 하반기부터 해경 정비창을 드나들며 현장 문제점을 들어보니, 부식으로 파손된 부품을 교체하는 작업이 반복돼 정비 인력의 고충이 상당했다"고 말했다.

[칸엔지니어링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처음부터 모든 과정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조선소에서 자동화 연구원으로 일하던 김 대표는 2010년대 후반기 시작된 조선업 불황과 구조조정 여파 속 조선업계를 떠났다.
조선소 경험을 살려 창업을 결심한 뒤에도, 마땅한 공간이 없어 시골집 앞마당에서 실험하고 생산은 외주를 맡겨야 했다.
각종 박람회장에서 고객을 만나 현장의 불편함을 직접 듣고 찾아가 기술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를 반복했다.
그는 "기술은 종이 위에서만 완성되지 않는다"며 "재료를 직접 만지고 고객의 불편을 몸으로 겪어야 답이 나온다"고 강조했다.
제품 고도화를 위한 끊임없는 시도와 현장 연구 끝에 올해 2월에는 특허 출원까지 마쳤다.
조달청 혁신제품으로 지정되는가 하면, 울산국방벤처센터 협약기업으로도 선정됐다.

[촬영 장지현]
김 대표는 기술을 더 고도화해 해양경찰청 납품을 안정화하는 것을 넘어 해군 함정에까지 적용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앞으론 내열성과 경량성을 더 높인 모델을 개발해 세계 시장으로 진출할 계획도 갖고 있다.
jjang23@yna.co.kr(끝)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
-
1
한라IMS, 20억원 규모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 해지 결정
-
2
일신바이오(068330) 소폭 상승세 +4.80%
-
3
아세아제지(002310) 소폭 상승세 +3.22%
-
4
동양철관(008970) +23.30%, 넥스틸 +9.70%, 하이스틸 +7.85%, 휴스틸 +5.19%, 세아제강 +4.87%
-
5
니케이지수(일본) : ▲597.48엔(+1.49%), 40,748.27엔 [오후장출발]
-
6
티엔엔터테인먼트(131100) 상승폭 확대 +7.92%, 3거래일 연속 상승
-
7
한텍(098070) 소폭 상승세 +3.07%, 4거래일만에 반등
-
8
세아제강지주(003030) 소폭 상승세 +5.26%, 4거래일만에 반등
-
9
항셍지수(홍콩) : ▼101.20P(-0.42%), 24,182.95P [전장마감]
-
10
아이로보틱스(066430) 상승폭 확대 +11.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