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수출에서 日비중 25년새 20%→4%로 ‘뚝’…원인은 국산화?

유준호 기자(yjunho@mk.co.kr)

입력 : 2025.06.27 15:58:18 I 수정 : 2025.06.27 16:45:38
대일 수출액 줄고 수출기업도 13년간 1600곳 감소
일본 투자도 반토막…직접투자액 6억달러로 급감
2024년 대일 수출 비중 4.3%…역대 최저 수준
“첨단소재·반도체 등 협력 가능성은 남아있어”


[사진 출처 = 연합뉴스]
한일 수교 60주년을 맞아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 양국의 경제협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우리나라 대일(對日) 수출 실적은 되레 뒷걸음질 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의 20%에 육박할 정도였던 대일 수출액은 올해 4% 아래로 추락할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27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5월 중 한국의 대일 수출액은 114억 6000만 달러로 전년동기 121억 1000만 달러 대비 5.4% 줄어들었다. 올해 1월 전년동기 대비 7.0% 감소하며 출발한 대일 수출액은 지난달 감소율이 9.0%까지 높아졌다. 올해 3월 한차례를 제외하고는 줄곧 전년대비 수출액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1~5월 기준 한국 전체 수출액에서 대일 수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4.1%에 머몰렀다. 1990년까지만해도 한국의 수출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19.4%에 달했지만 2000년 11.9%로 내려온 뒤 2010년대부터는 10% 아래를 밑돌고 있다. 최근 5년만 두고 봐도 2021년 4.7%, 2022년 4.5%, 2023년 4.6%, 2024년 4.3% 등으로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 상태다.

한국의 수입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1년 12.4%에서 현재는 7%대로 내려앉았다. 한국의 대일본 교역 순위 역시 2~3위권이었다가 최근들어 베트남에 밀려 4위까지 하락했다.

무역전문가들은 한국과 일본 경제의 디커플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대일본 수출기업 수는 2011년까지만 해도 1만 4300여개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해 기준 대일본 수출기업은 1만 2700개사로 줄어들었다. 13년 동안 일본에 수출하는 기업 수가 1600여개 가량 줄어든 셈이다.

투자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일본의 대한국 외국인 투자는 2012년 38억 500만 달러로 최고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18억 400만 달러로 반토막이 났다. 한국의 대일본 해외직접투자금액도 2018년 16억 77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 10억 달러를 돌파했지만 지난해에는 6억 달러로 줄어든 상태다.

최정환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한국의 대일 무역 규모는 2010년대 초반 정점에 이른 이후 최근 10년 이상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며 “한국이 주요 제품을 국산화하면서 일본 수입품을 대체하고 있고, 제3국으로 해외직접투자가 늘어난 것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미래 첨단산업에서 한일 경제 협력의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최근 한국무역협회는 전문가 심층 인터뷰를 바탕으로 모빌리티, 차세대반도체, 바이오, 핵심광물 및 에너지 분야를 한일 협력의 유망분야로 선정했다.

김나율 무역협회 연구원은 “지난 60년 동안 한·일 교역 구조가 중간재 중심으로 재편되어 온 만큼, 미래 첨단산업에서도 소재·부품·장비를 중심으로 양국 기업의 협력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만 기업협력의 지속성을 위해 양국 정부의 일관성 있는 경제외교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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