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에 투자자들 몰렸다”...급등한 콜마홀딩스에 무슨 일이
이유진 기자(youzhen@mk.co.kr), 김정석 기자(jsk@mk.co.kr)
입력 : 2025.06.18 22:07:00
입력 : 2025.06.18 22:07:00
한국콜마 경영권 분쟁...父子 전쟁으로 확전
콜마비앤에이치 경영권 놓고
윤상현·윤여원 남매갈등 격화
콜마그룹 창업주 윤동한 회장
장남에 지주사 주식 반환소송
“합의된 승계구조 일방적 변경”
지주회사 콜마홀딩스 상한가
콜마비앤에이치 경영권 놓고
윤상현·윤여원 남매갈등 격화
콜마그룹 창업주 윤동한 회장
장남에 지주사 주식 반환소송
“합의된 승계구조 일방적 변경”
지주회사 콜마홀딩스 상한가

콜마그룹 창업주인 윤동한 회장이 장남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에게 콜마홀딩스 주식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자회사 경영권을 둘러싸고 두 달간 이어진 ‘남매 갈등’이 ‘부자(父子) 갈등’으로 격화된 것이다.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됐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경쟁적으로 주식을 매입하면서 콜마홀딩스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18일 윤 회장 측은 “지난 5월 30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윤 부회장을 상대로 콜마홀딩스 주식 반환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윤 회장이 장남인 윤 부회장에게 2019년 12월 콜마홀딩스 주식 230만주를 증여했는데, 이 주식을 돌려달라는 요구다.
콜마그룹은 현재 2세 경영 체제다. 윤 회장은 윤 부회장에게 2019년 콜마홀딩스 주식을 증여했다. 윤 부회장은 이 증여 계약을 통해 최대주주(30.25%)가 됐고, 지난해 5월 콜마홀딩스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1남 1녀를 둔 윤 회장은 2019년 당시 딸인 윤여원 현 콜마비앤에이치 대표에게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맡겼다. 윤 회장 측은 “증여 전인 2018년 9월 윤상현 부회장, 윤여원 대표와 콜마비앤에이치 향후 지배구조와 관련된 3자 간 경영 합의를 체결했다”면서 “윤 부회장이 콜마비앤에이치의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사업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지원·협조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화장품·제약과 건기식 부문을 각각 경영해 온 남매 간 갈등은 두 달 전 수면 위로 부상했다. 콜마홀딩스가 지난 4월 윤 부회장과 이승화 전 CJ 제일제당 부사장을 콜마비앤에에치 사내이사로 선임하라고 요구했는데, 이를 콜마비앤에이치가 거부한 것이다. 이에 콜마홀딩스 측은 5월 초 대전지방법원에 임시주주총회 소집 허가를 신청했고, 콜마비앤에이치는 “부당한 경영 간섭”이라고 공식 반박했다.
지난달 15일 열린 콜마그룹 창립 35주년 기념식에서 윤 회장은 “(현재의 경영 형태는) 충분한 논의와 합의를 거친 결과”라며 “지금도 그 판단에는 변함이 없다”고 발언해 윤 대표 편을 들었다. 지난 10일에는 윤 대표가 대전지방법원에 임시 주총 소집 허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윤 회장 법률대리인은 18일 “본소송은 윤 부회장이 최대주주로서 권한을 남용해 합의된 승계구조를 일방적으로 변경하려는 데 따른 조치”라며 “윤 회장이 이러한 행태를 알았다면 해당 주식을 증여하지 않았을 것이므로, 대상 주식은 즉시 반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윤 회장 측은 소송 취하 가능성은 열어뒀다. 윤 회장 측 법률대리인은 “콜마홀딩스가 임시 주총 소송을 취하하고 경영합의서대로 사업 경영 질서를 유지한다면 증여 취소 및 가처분 소송을 취하할 가능성이 있겠으나 이는 소송 진행 상황 등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콜마홀딩스 측은 그동안 콜마비앤에이치의 실적 부진으로 사내이사 선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해왔으나 이날은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다만 증여 계약 관련 건을 콜마홀딩스 측에 확인한 결과 증여는 조건 없이 진행됐으며, 3자 간 합의서에도 ‘윤 대표의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사업경영권’과 관련된 내용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주사 콜마홀딩스는 전날보다 29.99% 오르면서 상한가를 기록했다. 추후 윤 부회장이 경영권 방어를 위한 주식 매입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감이 주가를 이끈 것으로 보인다. 콜마비앤에이치도 전날 대비 4.28% 올랐고, 한국콜마는 2.05%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이번 소송으로 윤 부회장이 증여받은 콜마홀딩스 지분 12.82%가 반환될 경우 경영권이 흔들릴 수 있다. 윤 회장과 윤 대표, 윤 대표 배우자 이현수 씨의 지분을 합치면 29.03%까지 올라가는 반면 윤 부회장 지분은 기존 31.75%에서 18% 수준으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경영권 분쟁 이슈는 단기 재료라 콜마홀딩스가 추세적인 상승세에 진입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와 별도로 자회사인 한국콜마는 화장품 업황 호조로 하반기에도 주가가 우상향할 가능성이 높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 이슈가 해소되면 콜마홀딩스는 오른 주가를 반납할 것”이라며 “국내 브랜드사들의 수출이 양호해 제조업자개발생산(ODM)사인 한국콜마는 하반기에 20%까지 실적이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콜마홀딩스 이사회에 진입한 달튼코리아의 콜마비앤에이치 경영 쇄신 요구가 가족 분쟁에 방아쇠를 당겼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천준범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부회장은 “지주사인 콜마홀딩스 주주인 달튼이 자회사 주가 부양을 위해 경영 개선을 원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상장 자회사의 실적과 주가는 결국 지주사인 콜마홀딩스 주가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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