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금보장서 투자로"…퇴직연금 400조 돌파

최근도 기자(recentdo@mk.co.kr)

입력 : 2025.06.09 17:45:26
퇴직연금 적립금 431조7천억
근로자 직접 운용 계좌 늘어
IRP 2년새 17.2%서 22.9%
적립상위 펀드는 TDF가 대세
ETF는 美주식 투자하는 상품
작년 원금보장 수익률 3.67%
실적배당형은 9.96%로 월등








지난해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가 처음으로 40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펀드, 상장지수펀드(ETF) 등 원리금보장형이 아닌 실적배당형 상품에 투자한 금액이 전년 대비 50%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퇴직연금이 국내 시장에 자리잡으면서 원리금보장이 되는 '저축'에서 '투자'로 패러다임 변화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평가 나온다.

9일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은 총 431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9조3000억원(12.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퇴직연금은 2020년 255조5000억원 규모에서 매년 13% 이상 증가했다. 퇴직연금 전체적으로는 원리금보장형에서 투자형 상품으로, 사용자가 운용하는 상품에서 근로자가 운용하는 형태로 가입자들의 선택이 쏠리는 흐름을 보였다. 우선 유형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전체 적립금 중 확정급여형(DB)이 214조6000억원, 확정기여형·기업형IRP(DC)가 118조4000억원, 개인형IRP(IRP)가 98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IRP와 DC 등 근로자가 직접 운용하는 퇴직연금의 성장세가 크게 나타났다. 특히 IRP는 2022년 17.2%에서 지난해 22.9%로 눈에 띄게 증가했다. DC의 경우에도 같은 기간 25.6%에서 27.4%로 늘어났다.

운용 방법별로는 원리금보장형(대기성 자금 포함)이 356조5000억원(82.6%), 실적배당형이 75조2000억원(17.4%)으로 여전히 원리금보장형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다만 펀드, ETF 등 실적배당형 상품에 투자한 금액은 전년 대비 53.3% 증가해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DC와 IRP를 중심으로 실적배당형 운용 비중은 전년 대비 53.3% 늘어났다.

실적배당형 상품 중 공모펀드의 경우 목표시점펀드(TDF)가 주요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상위 공모펀드 2위와 3위, 5위가 모두 TDF였다. ETF는 1~5위가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나타났다.

'저축'에서 '투자'로 패러다임 변화가 나타나면서 지난해 퇴직연금 연간 수익률은 4.77%를 기록했다. 전년 5.3%보다는 감소했지만 최근 5년 및 10년간 연환산 수익률인 2.86%, 2.31%와 비교하면 양호한 수준이다.

운용 방법별 수익률은 원리금보장형이 3.67%, 실적배당형이 9.96%였다. 제도별 수익률은 DB 4.04%, DC 5.18%, IRP 5.86%로, 운용 주체가 회사가 아닌 개인이고 실적배당형 비중이 높은 형태일수록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았다.

업권별 수익률을 살펴보면 DC와 IRP(합산 기준)를 기준으로 은행 및 보험 권역은 4% 이하 수익률 구간에 대부분(은행 84.7%·보험 77.6%) 몰린 반면 증권 권역은 고르게 분포된 가운데 연간 수익률이 10%를 초과하는 비율도 31.7%에 달했다.

국내 퇴직연금의 고질적 문제인 낮은 연금화 문제도 어느 정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퇴직연금 수령을 개시(만 55세 이상)한 계좌 57만3000개 중 수령 방법을 일시금 대신 장기간 연금 방식으로 선택한 비율은 13%(7만4000개)로 전년(10.4%) 대비 2.6%포인트 증가했다.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은 "최근 가입자들이 과거에 비해 실적배당형 상품으로 적립금을 적극적으로 운용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투자에 익숙하지 않은 가입자의 경우 퇴직연금사업자가 직접 구성한 포트폴리오를 통해 적립금을 운용할 수 있는 '디폴트옵션 제도'를 도입해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최근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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