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하늘과 땅 차이”…오답 투성이였던 실적 전망, 주가도 롤러코스터

김대은 기자(dan@mk.co.kr)

입력 : 2025.05.18 19:32:32
1분기 영업이익 전망 헛발질
고부가선박 집중 HD조선해양
증권사 추정치 28배 영업이익
실적 발표날 주가 7% 치솟아


1만8000㎥급 LNG벙커링선. [사진 = HD한국조선해양]


국내 상장사의 1분기 실적 발표가 대부분 마무리된 가운데 증권사의 실적 추정이 크게 어긋난 경우가 잇따라 발견됐다.

영업이익이 실제보다 십수 배 과대·과소 추정되면서 실적 발표 당일 주가가 급등락하는 등 투자자 혼란이 야기된 것이다.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은 1분기 별도 기준 416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증권사 전망치 대비 2770.34% 높았다.

이처럼 회사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요인으로는 생산성 향상과 고부가가치 선박의 비중 확대 등이 꼽힌다. 특별한 일회성 이익 없이 이뤄낸 호실적인 만큼 완전한 ‘어닝 서프라이즈’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에 실적 발표 당일이었던 지난달 24일 회사 주가는 7.06% 폭등했다.



이처럼 예상치를 30배 가까이 뛰어넘는 영업이익을 내자 증권사들은 2분기 영업이익도 부랴부랴 조정하고 나섰다. 지난 3월 증권사가 추정한 HD한국조선해양의 2분기 영업이익은 별도 기준 302억원에 불과했으나, 4월에는 2876억원으로 늘었다.

엔터업계 대표 종목 중 하나로 꼽히는 와이지엔터테인먼트도 1분기에 연결 기준 95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컨센서스 대비 2130.68% 높았다.

이는 대표 가수 중 하나인 블랙핑크의 기념품(MD) 매출이 실제보다 과소 추정되면서 빚어진 결과다. 이에 실적 발표 당일인 지난 9일 주가는 9.33% 급등했다.

투자자 관심이 큰 종목 중에서 LG에너지솔루션 또한 1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증권사들이 전망한 672억원 대비 457.59% 높은 3747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이다.

다만 이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세액공제액 4577억원이 반영된 결과다.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되레 830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증권사 전망이 빗나갔다.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배터리 공장 전경 [사진 = 연합뉴스]


이에 실적 발표 당일인 지난달 30일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6.71% 급락했다.

2025년 1분기 실적이 예상치 대비 가장 낮았던 종목은 CJ ENM이다. 이곳은 영업이익이 7억원으로 컨센서스 209억원 대비 96.65% 낮았다. 이에 발표 당일이었던 지난 8일 주가는 7.75% 급락했다.

이는 CJ ENM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티빙의 적자 심화와 네이버 멤버십 제휴 종료로 인한 가입자 이탈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예상치 못한 계엄 여파로 TV 광고 시장이 얼어붙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한전KPS 역시 1분기 78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증권사 전망치였던 519억원을 큰 폭으로 밑돌았다. 회사가 오후 늦게 실적을 발표하면서 이튿날이었던 지난 15일 한전KPS 주가는 7.50% 하락했다.

증권사들은 이와 같은 어닝 쇼크의 원인으로 1분기 원자력·화력 계획예방정비공사 물량이 적게 배정된 점을 꼽으며 2분기부터 실적이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하지만 인건비 상승을 이유로 두 곳이 목표주가를 하향 조치했고, 목표주가를 올린 곳은 한 곳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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