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산업장관 "미 관세협상 시한 빠듯…6월 중순 이슈별 협의"

"협상 시한 불가피한 조정 가능성 예상…'정치상황 빌미' 지연 아니다""한국, 미 제조업 경제 재건 최적 파트너"
이슬기

입력 : 2025.05.16 19:22:09


안덕근 장관,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 면담
(서울=연합뉴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6일 제주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와 면담하고 있다.2025.5.16 [산업통상자원부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귀포·서울=연합뉴스) 김동규 이슬기 기자 =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6일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가 유예된 7월 8일까지 협상 시한을 맞추기가 굉장히 빠듯한 상황"이라며 "실무단의 이슈별 협의는 6월 중순 정도로 예상한다.

정치 상황으로 보면 대선 이후"라고 말했다.

안 장관은 이날 오후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면담한 자리에서 관세 등 통상 현안을 주제로 협의를 진행한 뒤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안 장관은 "7월 8일까지 예정된 시한을 맞추려고 최대한 노력하겠지만 불가피하다면 조금 조정이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한다"며 "정치 상황을 빌미로 불필요하게 협상을 지연하는 게 아니라는 점을 미국도 이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최근 미국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하는 국가고, 미국 제조업 경제를 재건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파트너"라며 "산업 협력의 여러 가능성과 비전이 당연히 관세 문제를 푸는 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안 장관과 그리어 대표는 다음 주 제2차 기술 협의를 열기로 합의했다.

산업부와 관계부처로 구성된 대표단은 미국을 방문해 ▲ 균형 무역 ▲ 비관세 조치 ▲ 경제 안보 ▲ 디지털 교역 ▲ 원산지 ▲ 상업적 고려 등 6개 분야를 중심으로 미 정부와 본격 협의에 들어간다.



안덕근 장관,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 면담
(서울=연합뉴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6일 제주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와 면담하고 있다.2025.5.16 [산업통상자원부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다음은 안 장관과의 일문일답.

-- 한미가 협의할 6가지 분야를 소개해달라.

▲ 예를 들어 디지털 교역에는 그간 국내 언론에 나왔던 구글의 정밀지도 반출 등 사안이 포함될 수 있다.

6개 분야에서 한국에 특정한 이슈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원산지 분야에서 크게 문제 될 수 있었던 것은 없고, 상업적 고려도 마찬가지다.

다음 주 구체적인 사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 미국 행정부의 협상 여건에 변화가 있다고 보나.

▲ 미국과 중국의 협의가 개시됐고, 영국과는 협상이 타결됐다.

한국이 다른 국가들과 다른 점은 단순히 무역균형 문제만 놓고 미국의 무역적자를 줄인다는 것을 넘어서 전략 산업의 실질적 협력을 할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라는 점이다.

이게 한국으로선 대미 협의의 자산이다.

-- 환율, 액화천연가스(LNG) 및 조선 협력은 6개 분야 중 어느 쪽에 분류되는가.

▲ 6개 분야는 관세 협상 차원에서 통상당국 간 협의하는 주제라 환율은 여기에 안 들어간다.

환율은 재무부가 다루는 별도 이슈다.

LNG·조선은 산업협력 이슈로, 관세 협상에서 효과를 내는 것은 아니라서 별도로 논의하고 있다.

미국은 조선 분야를 군사안보 차원 문제로 보고 있어서 양국 간 NSC간 협의 채널이 구성돼 이 문제를 관장하고 있다.

해군 함정과 관련해서는 국방부, 방사청이 다루고 있고 상선 관련해서는 산업부가 다루고 있다.

-- 2+2 통상협의 때 협상 속도에 대한 한미 간 온도 차가 있었는데.

▲ 한국의 정치 상황에 대해서는 오늘 우리가 미측에 충분히 설명했다.

한국이 정치 상황을 빌미로 불필요하게 협상을 지연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미국도 이해하고 있다.

현재 통상절차법상 예를 들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문안이 개정돼야 하는 상황이 혹시 생긴다면, 그에 대비해 경제적 영향 분석 등의 사전 작업에 이미 착수했다는 것을 미측에 설명했다.

미측도 우리가 전방위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점에 대해 사의를 표했고, 대선 상황으로 불가피하게 (협상 상황이) 지연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다.



안덕근 장관,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 면담
(서울=연합뉴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6일 제주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와 면담, 악수하며 기념 촬영하고 있다.2025.5.16 [산업통상자원부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 미측에서 다음 달 한국에 새 정부가 들어서는 것과 관련해 의제 등을 피력한 게 있나.

▲ 현재 상호관세가 공식적으로 유예된 시한이 7월 8일까지다.

이 시간을 맞추기가 사실 굉장히 빠듯한 상황이다.

다음 주 기술 협의에 들어가서 실무단에서 이슈별로 협의에 들어가면, 현재 예상으로는 6월 중순 정도다.

우리의 정치 상황으로 보면 대선 이후가 될 것이다.

7월 8일까지 시한을 맞추려 최대한 노력을 하겠지만 불가피하면 조금 조정이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한다.

최대한 협상을 순조롭게 이어 나가기 위해 중요한 대목마다 국회 보고를 하고 있다.

-- 통상협상 6개 분야 중 한국에 가장 중요한 분야는.

▲ 줄라이 패키지로 엮여 있다.

미국과 영국의 타결 사례를 보면, 마지막 타결 시점에는 미국이 모든 나라와 '원스톱 쇼핑', 즉 모든 이슈를 묶어서 타결할 것으로 보인다.

-- 비관세 조치는 어느 이슈부터 논의를 시작하나.

▲ 다음 주부터 진행되는 기술 협의에서 어떤 이슈가 구체적으로 협상 테이블에 올라갈지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국내에서는 농산물이나 구글맵 등이 논의되고 있지만, '관세 협상에서는 이걸 꼭 풀어야 한다'고 확정된 바 없다.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 만난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
(서울=연합뉴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15일 제주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5 APEC 통상장관회의'에 참석한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면담하고 있다.2025.5.15 [산업통상자원부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 알래스카 주정부가 LNG 프로젝트와 관련한 에너지 콘퍼런스에 초청했는데, 참석하는가.

▲ 초청장은 날아와 있는데, 실무 협의를 해본 이후에 결정하겠다.

타이밍이 (대선으로) 상당히 애매한 시점이라 갈 수 있을지 여러 가지를 살펴봐야겠다.

-- 한국의 협상 카드가 조선 협력이라면, 미국의 협상카드는 무엇인가.

▲ 관세 협상에서 산업 협력을 조건으로 내거는 것은 아니다.

'조선 협력을 안 해주면 관세를 깎아주지 않는다'는 식이면 안 되기 때문이다.

6개 통상 분야 협의는 그대로 가고, 다른 국가가 못하는 한국만의 조선·에너지 등 산업 협력 패키지를 만들어서 양국 협력을 충분히 배려할 수 있게 하겠다.

-- 탄핵 이후 통상협상의 최고 결정권자가 산업부 장관일 텐데 고민하는 부분은.

▲ 트럼프 정부의 품목 관세가 계속 추가될 수 있기 때문에 이번 협상이 끝난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양국 협력의) 판을 산업계와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

경제부총리가 자리에 없어서 경제정책 전체적으로는 공백이 있을 수 있지만 통상 현안에서는 큰 공백이라 볼 수 없다.

대선 이후 다음 정부에 협상 내용을 신속하고 원만히 전달하는 게 중요해서 양당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

wise@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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