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속내는 산업재편…韓, 린치핀전략 펴야"

전경운 기자(jeon@mk.co.kr)

입력 : 2025.05.13 17:43:04
고려대 미래성장硏 세미나
관세정책 단순 협상카드 아닌
장기적 글로벌 공급망 재편
한국,반도체·2차전지 지원을






1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고려대학교 미래성장연구원 주최 공급망 정책 세미나에서 김동수 연구원장(앞줄 가운데), 최창원 부원장(앞줄 오른쪽 첫째), 김인수 매일경제신문 논설위원(뒷줄 맨 오른쪽)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충우 기자


트럼프발 관세전쟁이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며 전 세계에 불확실성 리스크로 작용하는 가운데 미국의 관세정책이 단순한 협상 카드가 아니라 미국의 장기적 산업 구조를 변화시키기 위한 포석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중국을 비롯해 경쟁국들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한 전략적 정책 전환인 만큼 한국 역시 미국의 핵심 동맹국이란 것을 발판 삼아 위기 속 기회를 찾아야 한다는 주문이다.

13일 고려대학교 미래성장연구원 주최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트럼프 시대의 미·중 공급망 경쟁과 우리의 대응' 세미나에서 경희권 산업연구원(KIET) 연구위원은 "공급망 재편이 본격화되는 지금 한국은 전략 산업에서 '린치핀(핵심축)' 역할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 연구위원은 미국의 관세정책은 미국 산업의 재건이라는 관점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전방위 대응책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이 더 이상 비교우위에 따른 자유무역에 의존하지 않고, 중국에 따라잡히기 전에 반드시 예전의 위상으로 되돌아가야 한다는 차원"이라며 "미국이 무리한 정책을 내고 있는 것은 지금 국가를 근본적으로 개혁하지 못하면 자신도 망한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안은 반도체 산업에서 미국이 투자 블랙홀로 작용할 수 있을 정도로 큰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봤다. 경 연구위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연구개발비 100% 즉시 상각 조항을 부활시키면 매년 수십조 원의 자금을 지원해주는 것과 같다"며 "빅테크, 바이오업체들이 미국에 수천억 달러의 투자를 결정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 연구위원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중국 중심의 국제 분업 구조가 약화되는 것은 한국에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우리나라는 반도체를 제외한 모든 주력 산업이 중국과 경합 관계"라며 "한국은 새로운 전략 산업의 글로벌 밸류체인에서 핵심 고리로서 존재감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2차전지 분야 등에서 미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도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러 산업에서 중국의 공습 가속화로 한국의 일부 산업 역시 '러스트벨트'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한국의 입지 매력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참석자들은 미국의 공급망 재편에 전략적으로 민첩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반도체와 반도체 제조장비에 관세를 부과하면 대미 수출이나 우리 기업에 제품을 공급하는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직접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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