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링크 공동창립자 “블록체인 이제 ‘한순간에’ 단계 진입” [매일코인]

최근도 기자(recentdo@mk.co.kr)

입력 : 2025.05.12 15:52:17 I 수정 : 2025.05.12 20:36:40
세르게이 나자로프 체인링크 공동창립자
“천천히, 그러다 한순간에(Slowly, then all at once)”

전 세계 시가총액 12위, 112억달러 규모의 가상화폐인 체인링크의 공동창립자 세르게이 나자로프는 12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가상자산 생태계의 발전에 대해 “이제 ‘천천히’ 단계를 지났으며 ‘한순간에’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구절은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끈 소설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에서 주인공이 사랑을 고백하며 하는 말이다.

사랑에 빠지는 것처럼 블록체인 업계의 발전도 천천히 기반을 다지는 단계였고 이제 모든 사람들이 한순간에 빠져드는 시기가 됐다는 의미다.

주목받기 시작하는 탈중앙화 오라클
백악관 크립토 서밋에 참석한 세르게이 나자로프.<사진=포브스>
나자로프 공동 창립자는 지난 3월 7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진행된 ‘가상자산 서밋’에 체인링크를 대표해 참석했다. 체인링크는 리플(XRP)와 함께 백악관의 초대를 받은 단 둘뿐인 가상자산 프로젝트다.

체인링크는 블록체인 상에 등록된 실제 세상의 데이터의 정확성을 추구하는 프로젝트다.

블록체인은 누구도 신뢰하지 않고도 신뢰를 만들기 위해 만들어진 네트워크다. 블록체인 안에서의 완결성은 있지만, 블록체인 외부의 정부가 내부에 입력될 때 취약점이 발생한다.

예컨대 오늘 서울 날씨라는 데이터가 블록체인에 올라왔다고 가정하자.

블록체인은 중앙화된 누군가가 일방적으로 데이터를 입력하는 시스템이 아니다. 누구나 데이터를 등록할 수 있다. 때문에 해당 데이터가 거짓말일 가능성도 높다.

체인링크는 블록체인의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정확한 데이터를 입력하는데 집중한다. 현실세계의 데이터값을 확인하는 탈중앙화된 여러개의 검증자를 두고 이들이 합의를 이루게 하는 식이다.

나자로프는 “체인링크는 일종의 진실 기계(Truth Machine)”라면서 “결제, 신원 확인 등 진실이 필요한 모든 상황에서 체인링크의 네트워크를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기관은 이제 ‘시장을 보여줘’에서 ‘뭐부터 하면 될까요’를 묻는다”
체인링크는 제도화의 물결에서 가장 주목받는 프로젝트다. 금융과 결합되기 위해선 실제 은행에서의 잔고나 특정인의 신원, 부동산의 소유 정보 등이 신뢰할 수 있어야한다.

이를 위해서 체인링크가 수년간 구축해온 인프라스트럭처의 중요성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나자로프는 “예전에는 금융기관으로부 내가 왜 블록체인을 신뢰해야 하는지 설명해 달라는 요청을 주로 받았다”면서 “최근엔 자산의 토큰화에 우리도 참여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냐는 질문을 받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가상자산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미국 주도로 급격히 제도권 금융과 결합하고 있다. 블랙록을 필두로 유수의 금융기관들이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된 뒤 411억달러(57조5400억원)가 순유입됐다.

트럼프는 미국의 국채 문제를 해결하고 달러 패권을 강화하고자 1달러를 담보로 1개의 코인이 발행되는 스테이블코인을 장려하고 있다.

나자로프는 “미국은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서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 블록체인에 많은 관심을 갖고있다”면서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다음 버전이 블록체인화된 형태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미국 정치권에 입장에서도 이미 많은 미국인들이 가상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수준이 됐다”면서 “금융의 블록체인화와 더 많은 유권자가 가상자산을 보유하는 현상이 점점 더 가속될 수록 미국의 관심도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번에의 시간이 다가왔다”
226억달러 규모로 급성장한 RWA시장.
체인링크는 지난 2017년 첫 선을 보인 프로젝트다. 오랜기간 개발에 힘을 들여왔다. 그 과정에서 많은 투자자들로부터 실질적인 유용성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질책도 받아왔다.

나자로프는 “그간 선진국에선 가상자산을 통한 투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블록체인의 유용성을 보지 못한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천천히’의 예시로 “신흥 시장에서는 △달러와 같은 보다 안정적인 통화로 표시되는 계좌(가상자산 형태)를 제공 △은행 시스템이 부재한 신흥시장에서 금융 기회 제공 △디파이와 같은 커뮤니티 중심의 개방형 금융서비스 구축을 이뤄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신흥 시장에선 비트코인 등을 필두로 일정 규모 이상의 큰 규모의 가치저장을 할 수 있는 금융 서비스를 만들어왔다”면서 “토큰화된 금, 법정화폐, 주식, 상품, 증권 등이 10조에서 20조달러에 가깝게 성장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제 선진국에서도 ‘한순간에’의 시간이 왔다”고 말했다.

“블록체인은 공정성이 수학적으로 보장되는 다른 세계로 진입하는 것”
탈중앙화된 블록체인, 그리고 그것에 신뢰할 수 있는 방향으로 실제 세계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오라클 이는 모두 신뢰와 관련된 일들이다.

나자로프는 탈중앙화된 네트워크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에 대해 “많은 국가, 정부, 기관이 국민이나 고객과의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 것을 보아왔다”면서 “블록체인은 오히려 신뢰하지 않는다는 걸 기본으로 하기에 공정성이라는 측면에서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우리가 믿는 법률 시스템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것을 보았다”면서 “그리고 이러한 문제의 비용이 화폐 발행과 기타 방법을 통해 사회화되어 정작 비용을 부담해야 할 사람들이 아닌 사회 전체가 비용을 부담하는 것을 보았다”고 말했다.

이는 비트코인 창시자 나카모토 창시자의 뜻과 일맥상통한다.

사토시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로 불거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전세계 은행들이 돈을 찍어냈고 돈의 가치가 하락했고, 금융기관의 탐욕의 결과를 일반 시민들이 부담해야했던 것에 불만을 가졌다.

나자로프는 “공정한 대우와 사람들 간의 상호 관계를 매우 신뢰할 수 있고 결정론적으로 보장된 시스템으로 체계화할 수 있다는 건 매우 매력적인 요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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