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층 암울해진 KDI 경기진단…2년 여만에 '경기 둔화' (종합)

美 관세 여파로 수출 증가세 꺾여…내수 부진 겹치며 대내외 심리 위축
박재현

입력 : 2025.05.12 19:24:53



[연합뉴스 자료사진]

(세종=연합뉴스) 박재현 기자 =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우리 경제의 '경기 둔화'를 암시하는 지표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건설업 부진과 미국 관세 인상에 따른 수출 둔화가 지속되면서 대내외 경제 심리가 모두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KDI는 12일 발표한 '2025년 5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대외 여건이 급격히 악화하면서 경기 둔화를 시사하는 지표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건설 부진이 내수 회복을 제약하는 가운데, 통상 여건마저 악화하면서 수출도 둔화하는 흐름이라는 게 KDI의 진단이다.

KDI는 그동안 경기 진단에서 '경기 하방 위험' 또는 '경기 하방압력 확대' 등 표현을 써왔지만, 이번에는 기존보다 톤을 높여 '경기 둔화'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KDI가 경기 진단에 '경기 둔화'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2023년 초 이후 2년여만이다.

당시 KDI는 1∼2월 연속 '경기 둔화' 진단을 한 뒤, 이후 각종 지표가 본격적으로 악화하자 '경기 부진'이라는 진단을 내놨다.

장기간 이어진 경기 하방 리스크가 현실화하면서 실제로 경기 둔화 국면 초입에 접어들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3월 전산업생산은 작년보다 1.3% 증가했지만, 건설업 생산이 14.7% 급감하고 서비스업도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전체 생산 증가율은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4월 수출은 전년보다 3.7% 증가했으나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은 0.6% 감소했다.

특히 미국 관세 인상 여파가 본격 반영되며 대(對)미국 수출은 10.6% 감소했다.

자동차(-20.7%)와 철강(-11.6%) 등 관세 부과 대상 품목에서 낙폭이 두드러졌다.

내수 부진 역시 지속되고 있다.

소비는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로 승용차가 3월에도 10.0% 증가해 소매 판매(1.5%)를 견인했다.

그러나 승용차를 제외하면 소매 판매는 0.5% 증가에 그쳤다.

서비스 소비는 숙박·음식점업(-3.7%) 등을 중심으로 부진한 흐름이 이어졌다.

4월 소비자심리지수는 93.8로 전월보다 소폭 상승했지만, 기준치(100)를 하회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26.8%) 확대에 힘입어 3월 14.1% 증가했다.

다만 설비투자전망 BSI는 90으로 장기평균(95)을 하회해, 기업들의 투자심리는 여전히 위축된 상태다.

건설기성은 주거용·비주거용 건축과 토목 모두에서 큰 폭으로 감소해 3월에도 -14.7%를 기록했다.

1분기 국민계정상 건설투자 역시 -12.2%로 부진이 심화했다.

(CG)
[연합뉴스TV 제공]

3월 취업자 수는 전년보다 19만3천명 증가했지만, 정부 일자리 사업과 밀접한 부분(15만5천명)이 증가분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제조업(-11만2천명)과 건설업(-18만5천명)은 취업자가 큰 폭으로 감소했으며, 청년층 실업률도 6.3%에서 6.6%로 상승했다.

4월 소비자물가는 전월과 같은 2.1% 상승률을 기록했다.

국제유가 하락에도 환율 상승과 보험료 인상 등 정책 요인이 물가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trauma@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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