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구글과 헤어질결심 "퍼플렉시티AI 탑재 추진"

김대은 기자(dan@mk.co.kr)

입력 : 2025.05.08 17:51:16 I 수정 : 2025.05.08 23:00:38
구글 검색엔진 사용하는 애플
다른 AI 서비스 적용 예고
애플과 파트너십 종료 우려에
구글 주가 하루만에 7% 급락
AI 지각생 애플의 본격 공세
국내 기업 '네카오'까지 긴장






애플이 아이폰의 기본 검색엔진을 구글에서 인공지능(AI) 기반 타사 서비스로 변경할 것이라는 전망에 구글의 위상이 흔들릴 것이라는 예상이 제기됐다. 이 여파로 국내에서도 네이버·카카오와 같은 인터넷 기업 주가가 하락세를 보였다.

7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에서 알파벳 클래스 A(GOOGL)와 클래스 C(GOOG) 주가가 각각 전 거래일 대비 7.26%, 7.51% 급락했다. 두 주식의 차이는 의결권 보유 여부로, 의결권이 없는 GOOG도 배당은 동일하게 받을 수 있다. 이날 나스닥(0.27%)과 S&P500(0.43%)이 강보합세를 보였지만 구글 주가가 크게 하락한 것은, 애플이 아이폰의 기본 검색엔진을 구글에서 다른 것으로 변경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에디 큐 애플 부사장은 이날 구글의 검색 시장 반독점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아이폰의 기본 웹 브라우저인 사파리(Safari)를 AI 기반 검색 기능 중심으로 개편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애플은 사파리 기본 검색엔진으로 구글 외에 야후, 빙 등 여러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지만 대부분 이용자는 기본값인 구글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구글은 자사 검색엔진을 사파리 기본값으로 유지하기 위해 1년에 약 200억달러를 애플에 납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큐 부사장은 "챗GPT, 퍼플렉시티, 앤스로픽 등 AI 기반 검색 기능이 기존 검색엔진을 대체하게 될 것이며, 퍼플렉시티와는 실제로 아이폰 검색 기능 탑재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만약 구글이 아이폰 기본 검색엔진 자리를 빼앗기면 이는 회사 운영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알파벳은 지난해 3500억달러 매출을 기록했는데, 그중 과반인 1980억달러가 구글 검색광고에서 나올 정도였다. 현재 아이폰은 전 세계 모바일 인터넷 사용량의 30%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구글은 검색 결과에 자사 AI 챗봇 제미나이를 최상단에 표시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대처하고 있으나 투자자들의 의구심은 계속되고 있다. 실제로 알파벳은 이번 1분기에 호실적을 냈음에도 올해 들어 GOOGL 주가는 20.03%, GOOG는 19.76% 하락했다. 더구나 구글은 현재 검색광고 시장의 지배력이 지나치게 높다는 이유로 미국 법무부에서 반독점 재판에 휘말리는 등 이중고에 빠진 상태다.

심지현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실적에서는 AI와 검색의 동반 성장을 강조해야 하지만, 재판을 위해 지배력이 크지 않다는 것을 입증해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AI가 검색 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며 이튿날 국내 증시에서도 주요 인터넷 기업의 주가가 하락세를 나타냈다. 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네이버는 전일 종가 대비 5.22% 급락했고, 카카오 역시 3.52% 하락세를 보였다.

두 회사 역시 매출에서 검색광고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만 차세대 먹거리 사업인 AI에 관해서는 투자자들의 의구심이 계속되고 있다.

가령 지난 한 해 네이버가 큰 폭의 실적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매출에서 약 37%를 차지하는 검색광고 시장의 호조세 덕분이었다. 하지만 자체 AI 모델인 하이퍼클로바의 실적 기여 시점에 대해서는 예단하기 어렵다.

카카오 역시 포털 사이트 '다음'의 시장 영향력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오픈AI와의 협업과 관련한 구체적인 청사진이 공개되지 않고 있다.

[김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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