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해외서는 시장 커지는데”…K리커머스 활성화 전략은
김현정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hjk@mk.co.kr)
입력 : 2025.05.08 16:31:22
입력 : 2025.05.08 16:31:22

경기 둔화로 가성비와 효율성을 중시하는 ‘불황형 소비’ 트렌드가 더욱 강해지고 있다. 정가 대비 저렴한 중고거래(리커머스) 상품의 수요가 증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내 패션 플랫폼과 이커머스 업계도 이런 분위기에 맞춰 리커머스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올 하반기 중고 패션 위탁 판매 서비스 ‘무신사 유즈드’를 공식 론칭한다.
입던 옷을 내놓으면 무신사가 수거해 사진 촬영과 판매글 작성까지 일괄 도맡아주는 서비스다. 무신사가 10여년 전 커뮤니티 시절 패션 중고거래 운영 경험을 되살린 것이다.
소비자들은 자유롭게 패션·잡화 상품을 사고팔 수 있다. 무신사는 최대 1만5000여개 이상 브랜드의 패션·잡화 중고거래를 지원하는 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커머스 업체들은 중고 상품 중에서도 명품 제품을 판매 중이다. G마켓은 이달부터 중고명품 플랫폼 구구스와 손잡고 샤넬, 루이비통, 구찌, 프라다 등 약 5만개의 중고명품을 판매 중이다.
구구스는 전국 26개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몰을 운영하는 국내 최대 중고명품 전문 판매사다. 소비자는 상품을 택배로 배송받거나 G마켓에서 구입한 후 구구스 매장을 방문해 실물을 확인한 뒤 수령할 수 있다.
11번가는 명품 버티컬 서비스 ‘우아럭스’를 통해 중고 명품 상품을 제공한다. 구구스, 고이비토 등 중고명품 플랫폼과 협업해 샤넬, 구찌, 루이뷔통 등 약 6만여개가 넘는 상품을 판매 중이다.
SSG닷컴도 리본즈, 고이비토 등 중고 명품을 취급하는 협력사를 통해 관련 상품을 간헐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다양한 플랫폼들이 중고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건 소위 ‘돈이 되는 사업’이라는 생각에서다. 실제로 리커머스 시장은 새로운 수익 창출의 기회가 되고 있다.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이베이(ebay)는 지난해 3월 중고 의류, 신발, 패션 액세서리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400%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번개장터의 경우에도 지난 한 해 동안 거래액이 63%, 거래 건수는 46% 증가하는 등 실적이 꾸준한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리커머스 시장은 진입 장벽이 낮고,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단 점에서 영세기업이나 1인 셀러에게도 새로운 비즈니스, 수익 창출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해외에서는 리커머스 사업에 제도적 지원을 하고 있다. 일본은 중고품을 해외로 수출할 경우 소비세 면제하고, 전용 통관 창구 운영하고 있다. 중고 수출을 하나의 ‘정규 수출 산업’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이는 기업들의 투자 확대, 소비자들의 가치 소비 증가, 외국인 투자의 유입 등 다양한 측면에서 일본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리커머스를 지속 가능한 소비와 경제 활성화의 중요한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에 정책적 지원과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유럽은 전 세계에서 가장 체계적으로 중고품 거래와 수출에 대한 세제·통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마진과세제도와 수출 시 VAT(부가가치세) 면제, 환경·순환경제 정책이 서로 연계하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리커머스 시장이 점차 커져가는 가운데 경제 활성화를 위해 새로운 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K리커머스 시장은 더이상 단순 중고거래 시장 아닌 국내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으로 바라봐야한다”며 “특히 한국은 K콘텐츠 기반 중고에도 ‘스토리’와 ‘문화적 자산’이 담겨 있어 일본이나 EU보다도 더 글로벌하게 성공할 수 있는 잠재력 보유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중고품이 해외로 수출될 수 있는 제도적 지원이 미흡해 리커머스가 산업으로 성장할 수 없는 구조적인 한계를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중고품 수출에 대한 세제혜택 등 정부의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한편, 글로벌 시장리서치 회사 맥시마이즈에 따르면, 2023년 글로벌 리커머스 시장은 4600억 달러(약637조원)를 기록했으며, 2030년까지 매년 13.6%의 고도성장이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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